에어비앤비가 PM과 PMM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
에어비앤비는 전통적인 프로덕트 매니저(PM) 역할을 없애고, 그 기능을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PMM) 역할과 통합했다.
에어비앤비의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는 과거 피그마 컨퍼런스에서 했던 발언으로 당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 그 발언을 접했을 때, 단순히 '디자이너에게 UX에 대한 책임을 더욱 강조하고 싶은 건가?' 정도로 생각했는데, 최근에야 그 발언의 진짜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체스키가 말하는 프로덕트 마케팅은 PM이 광고 채널을 운영하거나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는 그런 업무가 아닙니다. 이는 애플 스타일의 프로덕트 마케팅에 가까운데, 애플에서는 PM이 프로덕트를 단순히 기능의 집합이 아닌, '가치와 철학을 담은 이야기'로 다룬다고 합니다.
이는 PM이 단순히 제품을 성공적으로 런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품이 시장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될지(메시지, 포지셔닝)을 처음부터 깊이 이해하고 책임지는 진정한 미니 CEO로 일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PM이 이런 역할을 수행하려면,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저는 최근 경험을 통해 고객을 분석하고 명확히 분류하는 것만으로도 프로덕트 매니저 업무의 30% 이상이 완성된다고 느꼈습니다.
7월 초, 마케팅팀의 요구사항과 제공 범위를 명확히 정리해서 9월 초 MVP 제품 런칭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용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 3분기의 뼈아픈 실수는 MVP 런칭을 준비하며 마케팅팀 리더십과의 정기 미팅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에 높은 가중치를 두었던 점입니다. 리더십과의 소통은 회사의 방향성과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제품의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마케팅 실무자들입니다. 따라서, 초기 개발 단계에서 사용자들을 충분히 더 자주 만났어야 했다는 뼈저린 반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런칭 이후, 거의 대부분의 실무 마케터와 1대1 미팅(1on1)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의 사용자를 단순히 '마케팅팀'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고객 그룹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10명 남짓한 인원 안에서도, 각자의 상황과 니즈에 따라 고객군이 세분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A그룹은 기술 및 개발 이해도가 높아 데이터 쿼리 작성은 물론, Databricks를 이용해 API-Triggered 캠페인까지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데이터 활용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단순한 데이터 제공 기능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보통 능력자들은 업무가 몰리기 때문에, 반복되는 데이터 관련 업무를 자동화해주는 솔루션이 과부하를 줄이는 데 훨씬 필요합니다.
반면, 다른 담당자들은 메시지 작성이나 운영(오퍼레이션) 관리에 강점이 있지만, 데이터 툴을 활용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이나 직관적인 UI를 제공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용자와의 주기적인 만남을 의식적으로 늘려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PM인 동시에 Sales나 Solution Consultant라는 생각으로 일합니다. 사용자들을 자주 만나 그들이 겪는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우리 프로덕트를 통해 만들 수 있는 Use Case를 함께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한 달 정도 쌓이고 나니, 이제야 비로소 사용자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이 쌓이면, 내가 업계에서 사용자의 데이터와 관련된 니즈를 가장 잘 아는 PM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PM은 목표 시장(집단) 내에서 고객의 문제점에 따라 그룹을 세분화하고, 기대되는 경제적 가치를 고려하여 과제를 발굴해야 합니다. 이러한 세분화 과정을 거쳐야만, B2C 프로덕트는 사용자에게 충분히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B2B/Internal 프로덕트는 사용자의 문제를 가장 뾰족하게 해결해 줄 수 있습니다.
특히 Internal 프로덕트는 정말 뾰족하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용자에게 외면받고 불필요한 리소스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완전 초기 단계 회사가 아니라면, 이미 어느 정도 커스터마이징해서 사용하는 도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도구들과 함께 사용할 가치가 있으려면, 정말 뾰족한 해결책을 제공해야합니다.
쉽지 않겠지만, 4분기에도 꾸준히 노력하여 진정한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춘 PM이 될 수 있도록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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