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무너지는 날도 괜찮아〉
지안은 퇴근길에 갑자기 눈물이 났다. 별일은 아니었다.
회의에서 말이 잘렸고, 점심시간에 혼자 먹었고, 단톡방에서 빠진 대화가 있었다.
그런 건 늘 있는 일이었다.
지안은 그런 걸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게 마음속 어딘가를 건드렸다.
지하철 안에서 이어폰을 꽂고 창밖을 바라보다가 눈물이 났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왜 이렇게 서럽지… 나는 잘 지내고 있는 건가?’
집에 도착한 건 저녁 8시. 현관문을 열자, 루이는 문 앞에 앉아 있었다.
“루이 왔네…” 지안은 힘없이 말했다. 루이는 “냐옹—” 하고 대답했다.
지안은 가방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루이는 조용히 다가와 지안의 옆에 앉았다.
지안은 아무 말 없이 루이의 털을 쓰다듬었다.
그 감촉에 마음이 조금 풀리는 듯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루이야, 나 오늘 좀 안 괜찮아.” 지안은 속삭이듯 말했다.
루이는 앞발로 지안의 무릎을 살짝 눌렀다. 지안은 그 손길에 조금 더 울었다.
“괜찮은 척 하는 것도 이젠 좀 지친다.”
“사람들 앞에서는 늘 괜찮은 사람처럼 보여야 하니까.”
루이는 아무 말 없이 지안의 옆에 누워 있었다.
그건 말보다 먼저 닿는 위로였다.
지안은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무너지는 날도 있어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거겠지.’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날이 오히려 진짜 나를 마주하는 날일지도 몰라.’
지안은 루이에게 말했다.
“너는 늘 내 감정을 먼저 알아채잖아. 그래서… 너랑 있을 땐 숨기지 않아도 돼.”
루이는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그건 고양이의 대답이었다— 말은 없지만, 마음은 닿는.
“무너지는 날도 괜찮아. 그런 날이 있어야 내가 나를 더 잘 알게 되니까..”
루이는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었다.
지안은 그 조용한 존재에 기대어, 오늘의 마음을 천천히 흘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