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내놓기에 애매한 반찬들이 있다. 주로 한끼로 식구가 다 먹기에는 양이 적어서 이것저것 남을 때도 있다. 야채 자투리도 버리기는 아까워 냉장고에 넣어 두고 잊는 경우가 많다. 이 모든 것으로 비빔밥이나 볶음밥을 하기도 하지만 파스타를 하면 나름 근사한 한끼가 된다.
취나물이 싸게 나온 것이 있어서 무침을 했는데 조금 간간하게 되었다. 맛도 향도 좋은데 짜서 조금씩 먹게 되어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요즘 음식을 자꾸 짜게 하는데 그 이유는... 소금맛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생기다 보니 자꾸 간을 강하게 하는 경향이 생겨버렸다.
흑백요리사에서 파스타면 삶는 법이 특이하다고 야단 법석이던데 내가 알기로는 대량의 파스타를 조리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그 방식대로 면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준비된 면은 사실 파스타가 주는 온전한 식감을 즐길 수 없다고 평했는데 신기할 뿐이다. 입맛은 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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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타 면을 삶을 때 꿀팁은
소금과 미원을 삶는 물에 넣는 것이다. 물 2리터 기준 1/2티스푼의 미원을 넣고 조리할 때 면수로 사용하는 것이다. 치킨스톡을 넣던데 뭐... 직접 만든 스톡이 아니라면 다 같은 화학조미료이다. 그런데 치킨스톡 보다 미원의 맛이 우리 입맛에는 훨씬 자연스럽다. 면수를 맛보는 순간 냉면집에서 주전자에 내 주는 육수가 생각 날 것이다. 냉면집 육수를 마실 때마다 "이 육수에 밥을 말면 맛있을까"를 항상 생각하듯 면수가 기가 막히게 맛이 좋다. 간간한 소금에 면에서 풀어진 파스타의 듀럼밀의 구수한 맛이 미원의 감칠맛과 만나면 폭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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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법은
1)알리오 올리오와 같이 페페로치노와 마늘을 넣어 맛기름를 낼때 취나물무친 것을 넣어 맛을 더해 약불에서 뽑아낸다. 노릇하게 익은 마늘칩은 따로 덜어 내어 플레이팅 할 떄 토핑으로 얹는다. 2)그리고 면을 넣고 조리할 때 다시 취나물과 대파 흰부분만 다진 것 1스픈을 더 넣고 면수를 조금씩 추가하면서 맛을 뽑아내겠다라는 생각으로 조리를 한다. 불의 세기는 중약불이 좋다. 3)대략 완성되어 갈 때 참치를 기름을 빼서 준비해 두었다가 120g 한통과 버터 8g(포션버터)를 넣고 녹진한 소스가 되도록 유화작업을 한다. 4) 마지막으로 강불로 강하게 30초 정도 볶으면서 향을 올리다가 불을 끄면 완성이다. 조리할 때 취나물을 두번에 나누어 넣는 것이 중요하다. 파스타 조리의 핵심은 맛의 층을 쌓아가는 것이니까.
플레이팅은
완성된 파스타를 그릇에 담고 올리브 오일 한 번 더 뿌려주고 치즈도 충분히 뿌리고 취나물무침을 얹어 "나 취나물" 뽐내게 한다.
향긋한 취나물, 참치가 주는 훈연향과 뒤에 따라오는 페페로치노의 매콤 알싸한 맛이 입 안에서 빵빵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