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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

어차피 죽음은 혼자서 맞이하는 거다

by 나저씨 Mar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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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내 삶은 엉망진창 그 자체였다.

이혼을 한 사실이 부끄러웠고,

아이가 없는 것도 부끄러웠다.

인생 패배자가 된 기분이었다.

남들은 다 가진 걸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절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특히 내 아이가 없어서 내가 죽은 후에

날 기억해 줄 사람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는 중이다.

내가 죽은 후, 살아 있는 사람들이

내가 기대하는 대로 날 기억해 줄까?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사실 나만 해도 초등학교 3학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가깝게는 1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도

잊고 삶을 살아가기 부지기수다.


이런데 지금 내 상황에서 아이를 갖지 

못함과 이혼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도대체 무엇을 부끄러워한 걸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죽으면 나의 삶은 그걸로 끝인데

누가 날 기억해 주는 게 의미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차라리 살아있는 지금 이 시간을

내가 얻을 수 없는 것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자책하면서 살아가기보다

내게 주어진 삶을 지금의 나를 위해

얼마나 소중하게 쓰느냐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 인생은 정답이 없는 게 맞아 보인다.

이렇게 또 하나의 인생의 깨달음을 얻은 나는

오늘도 조용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켜고

인생을 고민한다.

오늘은 스코프에 가서 스콘이나 사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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