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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 나무향기 Mar 17. 2022

마음이 나에게 말을 걸어 올 때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서 살아간다. 문득 걷다,

마음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너 힘들었구나.. 많이 외로웠겠다...’라고..     


     상담을 하다보면, 자기만의 힘든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시간과 공간에 멈춰버린 이들을 보곤한다. 그 어린시절의 아이를 함께 만나러 가기도 전에 우리는 이미 함께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 아이를 만나야 한다는걸 알지만 한 발자국 내딛는다는 게, 중력의 힘을 거슬려 다리를 들어 옮기는 게,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리다니, 우리는 함께 주저앉고 만다. 오랜시간 그 아이의 곁을 멤돌다 이제야 손을 잡아 본다. 그리고 말을 걸어본다. ‘안녕, 나는 니 맘을 알아, 많이 힘들지..?...’라고   



   

  상담은, 오랜 눈물을 오랫동안 쏟아내고서야 마무리가 되곤한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는 것보다 더한 공감적 말을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함께 만나고 그 내면아이에게 말을 걸고, 위로하는 작업을 할 때면, 매번 이 세상에 나와있는 많은 말들의 한계에 부딪치고 만다. 마치 전쟁터에 서 있지만 아무것도 도울 수 없는 힘없는 전사가 된 마음이랄까.. 언어의 한계라는 말을 참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만남의 과정을 거쳐 비로서 내담자는 한층 더 편안함을 경험한다. 오랫동안 힘들었던 내 안의 아이는 이제야 한숨 돌리고, 지금의 내가 되어 돌아와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상담을 통해 성장과 치유를 경험한 내담자들은 여태까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깊은 숙면을 취했다는 말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런 소중한 피드백들은 상담가들의 마음이 주는 한줄기 따뜻한 비와 같다.      

  마음이 나에게 말을 걸어 올 때, 귀 기울여보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 목소리를 기다린다는 건 참 의미있는 일이라는 걸 이제 알 것 같다. 오랫동안 누군가의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함께 있게 되더라도, 적어도 그 마음이 들려주는 말들은 모두 따뜻한 결말이었다는 걸,

 나는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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