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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 나무향기 Apr 20. 2022

[칼럼3]청년 고독사에 대한 실태를 접하며...

   2021년, [청년 고독사에 대한 보고서-죽어야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 필자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고독사란,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쓸쓸하게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오랫동안 고령층인 노인에게서 발견되는 문제라고 믿어왔건만 이 시대 젊은 청년들의 고독사가 늘고 있다니,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걸까?


   홀로 고통을 이겨내다 결국 죽음을 선택한 많은 청년들의 사례를 보며, 앞서 살았던 인생 선배로서, 그리고 한 명의 심리전문가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고, 한참 동안 현실의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혹자들은 상담센터에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진정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즉, 자신의 문제에 부딪쳐 고민하고 아파하다가, 그 해결을 위해 발걸음을 옴길 수 있다면, 벌써 반은 회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고통 속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갈 힘도 없고,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자신의 힘든 상황을 호소하지도 못한 채 결국 홀로 쓸쓸히 그 절망의 늪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이러한 모습이 고령, 중장년층과 더불어 이제는 청년층에게까지 번지고 있다니, 여러 분야에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외쳐본다.     


    우리나라의 국가적 대책에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적 부분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상태이며, [고독사 예방법]이 시행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다. 이웃 나라인 일본을 보면, 지난해 젊은 여성층의 죽음이 많아지면서, 2월 “고독 고립대책 담당실”을 신설했고, 국가가 주도해서 고독사 문제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에는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담당 장관”과 부처를 신설하여 운영 중이라고 한다. 외로움 담당장관이라... 참으로 생소하지만 우리나라의 청년 고독사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볼 때, 참으로 본받아야만 하는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는 이쯤에서 [외로움]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외로움”이란, 사전적 정의로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게 된다. 이러한 외로움은 일시적 외로움(transient)과 임상적 외로움(chronic)으로 나뉘게 되는데, 일시적 외로움은 사소한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으로 잘 나타나지만 잘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임상적 외로움(chronic loneliness)은 지속되고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결국 우울증과 심각한 정신질환을 불러일으켜 자살에 이르게 한다. 아마도 이러한 외로움들이 청년층에게 파고들어가 일시적인 외로움을 넘어, 청년 고독사라는 사회 현상을 만드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외로움을 잘 이겨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일시적인 외로움을 겪는 청년들에게는 주변의 가족, 지인들의 관심어린 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의 자녀가 힘들어하는건 뭔지, 내 친구가 요즘 왜 입맛이 없는지와 같은 사소한 변화에 건네는 따뜻한 관심과 말 한마디가 절실한 때이다. 그리고 임상적 외로움을 앓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우리 정신 건강 전문가들의 활약이 더 없이 필요하다. 만약 주변에 외로움과 고독으로 힘들어 하는 청년들이 있다면, 반드시 상담 센터를 찾으라고 권유해주길 바란다. 현장에서 경험해볼 때, 대부분 정신과 병원에 대해서는 꺼려하는 마음을 가지지만 상담센터에 대해서는 대체로 편안함을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의 가족들도 ‘그냥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정신건강 전문가를 찾아가 자녀의, 그리고 친구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심리검사를 추천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신체에 대한 종합 건강검진과 같이 정신과에서는 종합 심리평가(full batterry)라는 것이 있다. 오랫동안 과학적으로 입증되어 내려온 신뢰도 높은 심리검사를 통해 청년의 정서, 인지, 그리고 현재의 스트레스 심각도와 정신과 진단 및 약물처방 여부들을 정확하게 알 수 있고, 이 검사 결과를 토대로 심리 치료의 기본 목표를 잡을 수 있게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종합 심리평가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게 된 청년들은 자신에 대한 심리적 원인 분석이 쉬워지고, 심리적 통찰이 생기면서 치료적 예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으로, 위에서 언급한 영국, 일본과 같이 국가 차원에서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정신건강관련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아보고, 집중적인 심리적 도움을 받아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꿔보기를 많은 청년들에게 당부하며 이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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