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애가 셋인 남자와 여자,
어떻게 평가될까?

우리 사회의 이중잣대

나는 열렬한 여성학자도 아니고 여성학을 하는 분들은 무서워서 피한 편이다. 그러나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82년생 김지영"에서 묘사된 일들은 부지기수로 겪었고, 사회적으로 미묘한 차별을 경험했다. 심지어 집안에서도 많은 불합리함과 억울함을 겪었다. 한국사회에서 사는 여성들이라면 아마 자기도 모르게 어느순간 차별과 불합리함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거나 자기에게 불리할 때만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힘든 일을 안하려고 하는 등의 비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싫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여성이 겪는 불합리함과 차별이 왜곡되고 묻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같은 상황도 성별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지인으로부터 들은 예이다. 직원을 뽑는데 최종 면접에 남성 3명이 올라왔다. 이들에게 결혼 여부와 자녀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그 중 한 명이 결혼을 했고 자녀가 3명이라고 답하자 면접관들이 웃으면서 "애국했다"며 "애가 셋이니 더 열심히 일하겠다"라는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애가 셋이라서 뽑히지는 않았겠지만 최종적으로 애가 3명인 분이 합격했다.


그럼 이 경우를 여성에게 적용해보자. 과연 최종 면접에 오른 여성이 결혼을 했고 자녀가 3명이라고 하면 같은 반응이 나왔을까? 오히려 "애가 셋이나 되니 일을 제대로 할까"라는 우려를 했을 것이다. 왜 이런 다른 반응이 나오는 걸까? 아무리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도 여전히 한국사회는 집안일과 자녀를 돌보는 것은 엄마의 일이고 전적으로 엄마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남성이 아무리 같이 한다고 해도 여전히 이들은 조력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 예전처럼 여성들은 집에서 살림하고 자녀를 돌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외벌이로 살기 쉽지 않은 시대이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여성들이 자아실현을 위해서 일을 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런데 왜 여전히 사회적 시선과 문화는 바뀌지 않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 양육에는 끝이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