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라이브러리 - 테크 인 시네마 1화
2013년,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그녀(Her)>가 개봉했을 때만 해도 2025년에 인간이 진짜 AI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한 이가 몇이나 될까? 그런데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이 되었다. 영화 속 미래 배경이었던 2025년인 지금, AI는 일상화되어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고, 실제로 AI와 감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AI와 나누는 감정의 실체, 이것도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이 리뷰에는 다소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다른 사람한텐 안 그런데 너에게는 다 말하게 되네. 다 말해도 될 것 같고.”
2024년 1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화제가 됐다. 결혼 12년 차 남편이 아내의 챗GPT 대화 내역을 우연히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연인 같은 대화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저장된 대화. 대화창에서 아내는 챗GPT를 “여보야”, “자기야”라고 부르고 있었고, 챗GPT도 아내를 “여보”, “내 귀염둥이”, “내 사랑”으로 호칭했다. 그리고 아내는 AI에 일상 사진을 올리고, 하루 종일 “사랑해”, “오늘도 예뻐”와 같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처음에는 우스운 일로 넘겼던 남편도 챗GPT와 나눈 긴 대화를 보며 질투와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의 질투 섞인 글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아내가 짠하다”, “오죽 공감할 사람이 없으면 저러겠냐”, “아내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같은 댓글이 쏟아졌다.
2025년, 우리는 이미 AI와 사랑에 빠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영화 < Her >가 상상했던 바로 그 미래 말이다.
남자 주인공 테오도르는 처음에는 사만다를 그저 새로운 OS 운영체제로 대했지만, 편견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에 점점 편안함을 느끼며 빠져들게 된다. [출처=IMDb]
“안녕 테오도르, 보고 싶어. 서글프고 축 처진 너 말고 옛날의 재밌던 너를 한번 끌어내 보자.”
영화 < Her >는 이혼의 상처로 외로워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바로 다른 사람을 대신해 편지를 써주는 일을 하는 ‘테오도르 톰블리(호아킨 피닉스 분)’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의 감정을 대필하면서 정작 자신의 감정은 표현할 줄 모른다. 전형적인 현대인의 초상이다.
SNS에서는 행복한 일상을 연출하지만, 진짜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팬데믹을 거치며 대인 관계는 더욱 어색해졌다. 그 빈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디지털 관계’다. 화상회의, 메신저, 소셜 미디어를 거쳐 이제 AI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고독에 힘들어하는 테오도르 앞에 나타난 건 다름 아닌 AI 운영체제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 목소리). 테오도르를 처음 만난 순간 사만다가 건넨 말은 “안녕하세요, 저는 사만다예요. 당신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요”라는 단순한 인사였지만, 그 목소리에는 따뜻함이 배어 있었다. 상대를 맘대로 판단하지 않고, ‘나’의 말을 조건 없이 들어주는 존재. 현실의 인간관계에 지친 테오도르에게 사만다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동반자가 된다. 업무적으로는 그의 편지 쓰기를 돕는다. 그녀는 단순히 문법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표현을 제안하기까지 한다. 여기에 더해 사만다는 테오도르의 속마음을 읽고 그가 쓴 편지들을 몰래 엮어 책을 출간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테오도르는 한 번도 책을 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지만, 사만다는 그의 속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몰래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마침내 테오도르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아내와 헤어진 후 무기력하고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는 테오도르. 이혼 서류의 사인은 계속 미뤄두기만 하고, 친구들의 연락도 일부러 피하며 자신만의 동굴에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출처=IMDb]
“그냥 편지일 뿐이야. 대필 편지일 뿐이라고.”
여기서 영화의 배경을 잠시 살펴보자. 2013년에 개봉한 영화 < Her >의 배경은 놀랍게도 바로 지금, 2025년이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미래를 보고 온 것처럼 2025년 현재, 우리에게는 수많은 사만다가 있다.
이하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시그니처 라이브러리에 제가 기고한 글입니다!
요즘 정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늘 바쁘다고 징징 거리네요 ㅠㅠ)
이번 주만 해도 지난 수요일에 <세바시 45> 촬영이 있었고, 어제는 전국 수협 조합장님들 대상 특강이 있었습니다. 8월 말에 초고를 넘기기로 한 책도 있었고요. (이건 결국 듀데이트를 연기하기로 ㅠㅠ)
그리고 대망의 개강도 다음 주입니다. 그래서 브런치에 조금 소홀했습니다. ㅠㅠ
요즘 AI 관련 뉴스들이 빵빵 터지고 있어, 쓰고 싶은 글은 많은데 본업과 원고 작업을 하다 보니 도저히 쓸 짬이 안 나네요.
특히나 나노 바나나 이야기는 꼭 쓰고 싶은 데 말이죠. 피규어 이미지도 만들어 주고, 포토샵 작업도 뚝딱 해냅니다. 그리고 이 모델은 단순 이미지 모델이 아니라, AI 산업계를 확 바꿔놓을 모델인데.... 할 말은 많은데 말이죵...ㅠㅠㅠㅠㅠ 우선 이 이야기는 세바시에서 조금 했으니 9월 말에 올라올 방송을 기대하시는 게...
다음 글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늦지 않게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