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로 산다는 것 part 1: 학원 외주 업무를 시작한 이유
5월은 세금의 달이다. 프리랜서로 산지 1년 조금 넘은 나도 처음으로 세금 신고라는 것을 해봤다. 내가 계약을 맺은 비대면 과외 업체와 외주를 받는 학원 모두 [프리랜서 용역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난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그래서 근로소득세는 내지 않고 종합소득세만 매달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다.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종소세 내는 사람은 전부 부잔 줄 알았는데 나 같은 사람도 있더라는 걸 몸소 체험중이다. 아마 근로소득세를 내는 대부분의 분들보다 내 소득이 더 적지 않을까 싶다. (슬프도다...)
급여 이야기는 나중에 풀어나가보도록 하고, 오늘은 왜 학원 외주 업무를 시작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실 과외 강사로만 일할 때는 내가 프리랜서라는 자각이 별로 없었다. 과외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업무를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직장인의 일과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이용하는 비대면 과외 업체의 경우 시급이 명확히 정해져있고, 근속 기간에 따라 시급을 조금씩 더 주는 시스템이라 내가 학부모와 과외비를 직접 협상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내가 잘하건 못하건 받는 돈이 똑같은 시스템이다.
결국 과외로 돈을 더 벌고 싶다면 가르치는 학생의 수를 늘려야 한다. 그러나 학생 수도 내가 원하는 만큼 늘릴 수 없다. 과외 업체에서 학생의 니즈에 맞춰 잘 맞는 강사를 자동 매칭하기 때문이다. 매칭이 들어올 때 이미 학생이 원하는 강의 시간이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내 편의상 업무 시간을 조정할 수도 없다.
휴학생이 되고 들어오는 매칭을 모두 받다 보니 과외 수익도 그 전에 꽤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내 시급은 제자리였고 슬슬 과외 업무에 대한 흥미도도 떨어져갔다. 하지만 과외는 대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시급이 높은 알바 중 하나다. 심지어 내가 이미 지니고 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는 일 중 과외는 최선의 선택지였다. 학창 시절 내내 공부만 해서 대학생이 된 나에게 특별한 기술이 있을리 없으니까. 그렇다. 나는 비교적 편하게 돈을 벌고 있었고, 그래서 이 일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과외를 지속하면서도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기 시작했다. 열심히 학교 커뮤니티와 알바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린 결과 현재 하고 있는 일과 비슷한 수준의 시급을 주는 일을 찾을 수 있었다.
그 일이 바로 학원 외주 업무였다.
사실 이 일에 지원하게 된 것도 과외와 비슷한 이유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지원서를 넣자마자 바로 연락이 왔고, 그 다음날 아침에 바로 면접을 본 후 간단한 테스트를 거쳐 곧바로 채용이 결정되었다.
사실 외주 업무는 시급이 아닌 건당으로 돈을 받기 때문에 내가 일을 하는만큼 나의 시급이 결정된다. 일을 잘 하면 작업물이 많이 들어오고, 일을 잘 못하면 조금 들어온다.
말 그대로 내가 '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다. 처음 해 보는 일이지만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과외처럼 정해진 시간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때에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또 일이 익숙해지면 작업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그래서 지금 돌아보면 나는 과외만큼 시급을 많이 주는 일이라기보다는, 내가 '스스로 통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 글을 읽은 사람은 알 수 있겠지만, 난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일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심쟁이다. 욕심이라 표현하는 건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있었고,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은 만만치 않은 현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학생이 된 후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며 다양한 일을 겪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어쩌면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느끼는게 많은 만큼 남들과 공유하고 싶어져서, 그리고 지금 깨달은 것들을 시간 속에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 [나 하나 먹여살리기] 시리즈를 시작한다.
앞으로 이 시리즈로를 통해 일을 하며 겪는, 또 겪고 있는 다양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부족한 글이지만, 잘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