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첫 제작 니트바지
장사를 하다 보니 금방 나의 고객들의 연령대와 취향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성 40~50대가 주 고객층이었는데 가성비와 적당히 고급스러운 제품들을 좋아하셨다.
고객층이 명확해졌으니 '이제 옷도 좀 팔아볼까?'하고 들여온 게 통 넓은 니트바지였다.
다리 라인을 싹 가려주고 손바닥만큼 넓은 허리밴드가 뱃살까지 눌러주니 날씬해 보인다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니트라 그런지 국산인데 불구하고 재입고가 너무너무 늦어졌다.
판매는 잘 되니 출고만 빨리하면 되는데 도매에서 물건을 안 주니 배송지연에 피가 마를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기다리다 지쳐버린 나는 큰 맘먹고 도전을 하기로 했다.
그르타. 나의 첫 제작은 니트바지였다.
니트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아크릴이 많이 들어가면 보풀이 많이 생긴다는 것과 잘못 세탁하면 줄어든다 이 정도뿐이던 나였는데 니트 생산이라니...
맨땅에 헤딩하며 배우는 게 진리라 믿는 나는 마침 동네에 니트공장이 있어서 긴 생각 없이 일단은 갔다.
“이거 그대로 말고 여기랑 저기랑 수정해서 만들고 싶은데요.”
"실 골라주세요."
다짜고짜 샘플바지를 들고 가서 만들고 싶다 상담했더니 공장사장님이 실을 고르라 하셨고 일은 순식간에 진행되어 생산에 들어갔다.
역시나 제품은 너무 잘 나왔다. 얇은 실로 쫌쫌하게 짠 니트바지는 무게감도 느껴지고 찰랑찰랑하게 핏도 아주 예뻤다.
키가 큰 나의 베프를 모델로 섭외해 촬영을 했는데 늘씬한 그녀에게 입혔더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이건 대박이야!! 라며 자신감이 넘쳤다.
예상대로 판매는 완판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산하려고 공장에 전화했더니 돌아온 답은
“한 달은 걸립니다.”
한 달이라니, 한 달이라니!!!!
입고 지연에 지쳐서 직접 생산했더니 이번엔 한 달 걸린다길래 '니트는 원래 이런 거구나.' 하면서 제작을 포기했었다.
이제와 돌이켜보면 두 달 걸린다 해도 그냥 만들 걸 그랬다.
그때 멈추지 말고 계속 만들었더라면.... 나의 역사는 조금 달라졌을까?
그렇게 나의 첫 제작 니트바지는 역사 속으로 번개처럼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