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자영업이 아니었어

9화. SNS와 현실의 간극

by 아세빌

요즘은 피드 하나 올리는 데도 마음이 복잡하다.
이 문장이 실수가 되지는 않을까? 더 좋은 단어는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올리지 못한 채 하루가 지나간다.


예전엔 달랐다.
장사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에 생각나는 대로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곤 했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소통하는 일이 그저 즐거웠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제품홍보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게 조금씩 달라졌다.


‘이 문장이 괜찮을까’
‘이 사진이 눈에 들어올까’
그런 고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 안의 자연스러움이 조금씩 사라져 갔다.


남들은 자연스럽게 잘만 하던데 나는 왜 할수록 더 어색할까? 나와 다르게 다른 사람들은 능숙해 보여 기가 죽는다.


10년째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몇번을 지우고 다시 쓴다. 그러다 보면 진짜 나는 뒤로 밀려나고 보이는 나만 남는다.


친구나 가족들은 내 SNS 글을 보면 어색하다고 한다.
“이거 네가 쓴 거 맞아?”
1도 반박할 수가 없다 ㅋㅋ 그래 저건 내가 아니다.

SNS 속 나는 예의 바르고 차분하고 늘 친절한 사람이다.
하지만 현실의 나는 그렇지 않다.
진지한 이야기보다 헛소리를 즐기고 사람들을 웃기고 싶어서 오버를 하면서 입만 열면 욕이 줄줄 나온다.


내가 라이브 방송을 못 하는 이유는 포커페이스가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기분 나쁜 걸 숨기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온다. 그래서 방송보단 글이 훨씬 낫다.
적어도 글은 지우고 다시 쓸 수 있으니까ㅜㅜㅎㅎ


인플루언서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성공할 수 없는 장사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드러내고 싶으면서도 정작 나 자신을 너무 잘 알아서 더 깊숙이 글자 뒤로 숨는다. 나도 이런 나를 바꾸고 싶지만 쉽게 바뀌지가 않는다.


얼마 전부터 SNS를 다시 열심히 해보겠다고 스레드를 열고 인스타를 부지런히 켜봤다.
그런데 할수록 기가 빨리는 기분이 들었다.ㅜㅜ

그곳에서는 늘 뭔가를 보여줘야 하고 조용히 있어도 살아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것 같았다. 가면을 내려놓고 진짜 나를 보여주고 싶지만 좋아해 주지 않을까 봐 두렵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안전한 문장 속에 나를 숨긴다.
보여주기보다 나로 살 수 있는 곳에서 조용히 나를 기록한다.


언젠가는 나도 라방하면서 고객들과 소통을 해보고 싶다..

나 진짜 재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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