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강아지라면 긍정 경험을 통해 극복
흔히 강아지 사회화라고 하면 강아지들끼리의 사회화에 포커스를 맞추고는 한다. 하지만 사회화라는 것은 현대사회에 인간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모든 활동을 내포하고 있다. 더 이상 우리 주변의 반려견들은 야생에서 살아가는 강아지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이 만든 도심 속 시설물, 물건, 소음, 규칙 (공격성, 짖음 등)에 사회화의 의미를 두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간과하기 쉬운 사회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우리 유치원에서는 다양한 사물을 이용한 활동을 하고는 하는데, 택배 박스가 쌓인 날에는 택배박스로 터널, 하우스, 발판 등의 기구를 만들거나, 비닐을 활용하기도 하고, 강아지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사물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박스가 뭐가 무서워? 할 수도 있지만 박스의 크기에 따라 위압감을 느끼는 강아지도 있고, 공중의 박스(들고있는 박스)를 보면 불안해하는 강아지도 꽤 많다. 박스는 그 크기와 모양에 따라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택배박스가 자주 발생하는 가정이라면 한번쯤 활용하고 재활용 수거함에 버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뽁뽁이와 바스락 거리는 비닐들을 모아 강아지 활동구간에 일부 깔아 놓으면 그 위를 뛰어다니며 뽁뽁 터지는 소리의 경험, 밟았을 때의 촉각 경험도 할 수 있어서 재미난 활동을 할 수 있다.
예전에 카페를 운영했을 때 간혹 목발을 짚고 방문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입장하는 손님들도 있었는데, 이때 실내에 있는 강아지들이 자지러지게 짖었던 경험을 한 후, 우리는 자주 못보는 사물이라도 최소 한번씩은 긍정적인 경험 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선생님의 자전거를 빌려 강아지들 앞에 눕혀놓고 (세워뒀을 때의 크기 압도감을 해소하고자 눕혀서 사용), 자전거의 손잡이부터 바퀴와 페달을 냄새 맡아보고 발로도 건드려보며 위험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그 과정이 강아지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물 사회화는 특정 사물에 대한 긍정경험 혹은 긍정이 될 순 없더라도 서서히 그 사물이 나에게 최소한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정도의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둔감화 교육을 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 때문에 강아지의 성향에 따라 보호자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레벨부터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다. 혹여라도 '설마 이정도는 하겠지' 하면서 시작했던 교육이 강아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면, 오히려 첫 시작보다 더 어려운 교육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계획을 세우고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소 사회화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집 이외의 다양한 장소에 강아지가 보호자와 함께 방문하고 경험하는 과정은 아주 중요하다. 간혹 집 밖을 나가면 차를 타고 병원만 가는 강아지가 있는데, 이 경우 차에 대한 긍정경험도 어려울 뿐더러 (차만 타면 병원을 가기 때문), 집을 나서면 위험하다 라는 부정 경험이 채워져 산책조차 어려워 하는 강아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강아지에게 야외활동 (산책), 다양한 장소의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