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먹인다던 양이..?
유치원에 오는 강아지 중, 통통한 강아지는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이다. 사실 사람도 절반 이상은 통통하니까 별로 특별하지 않은 사실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사람은 스스로의 뱃살이 통통하다면, 살이 좀 있다고 생각하지만, 강아지의 갈비뼈가 잘 드러나지 않는 몸통을 보면서는 통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반려견이 말랐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런 강아지와 보호자들에게는, "사실은 강아지가 비만으로 보여요." 라고 말하는 것이 어렵다. 정말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비만이라구요? 말도 안돼요.' 라고 되묻는 보호자가 많기 때문에, 기회될 때 병원에서 한번 여쭤보시라며 바톤을 넘기곤 한다. 어쩌면 강아지의 건강과 몸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훈련사가 할 일이 아니기도 하다.
'먹이는 게 정말 없는데 살이 쪄요.'
'간식 정말 안먹어요~'
라는 말은 하루에 꼭 한번은 들을 정도로 많은 보호자님들이 말씀하신다.
물만 먹어도 찌는 걸까..? 그럴리는 없고.
강아지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다보면, 가끔 그 범인을 알게 되는 순간도 있다.
간식을 전혀 먹지 않는다는 한 친구의 변에서 귤 덩어리가 쏙쏙 나오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뛰놀다가 토한 것의 색이 붉어 깜짝 놀라 살펴보면 토마토, 딸기, 수박 등 여러 과일이 총출동할 때도 많았다.
과일도 간식이다.
그것도 살이 많~이 찌는 간식.
강아지의 건강에 관련해서 수의사가 감수한 외국 칼럼을 살펴보면, 9kg이하의 강아지에게는 하루에 수박 가로세로2cm 정도의 큐브 사이즈를 2개 미만으로 주라고 한다. 아무리 많이 줘도 내 엄지손가락 크기 미만으로 먹어야 한다. 그나마 수박이 수분이 많기에 이만큼(엄지손가락 미만) 가장 많이 주는 과일이다. 통째로 먹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으깨거나 더 잘게 잘라 주는 것이 좋다.
블루베리를 보자. 9kg 이하의 강아지에게는 몇개가 일반적일까? 1~2개이다.
딸기를 보자. 9kg 이하의 강아지에게는 딸기 5mm로 슬라이스한 것 1~2개가 적당하다. 딸기 한개가 절대 아니다. 아마 딸기 한개의 3분의 1 정도가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정말 작게 줘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인은, 보통 당분 때문이다.
그 당분 때문에 비만이 되는 것이다.
새콤달콤한 냄새에 홀리듯이 오는 강아지의 눈빛을 이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두번 나눠먹기 시작하면 그 눈빛은 점점더 강렬해질것이다. 과일이든 간식이든, 규칙을 가지고 허락 후에 소량만 주고 끝내는 것을 습관으로 가지자. 강아지가 집착하는 습관은 줄어들게 될 것이고, 먹는 양도 수월하게 줄이고 비만은 좀더 멀어질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