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인간

고양이 한마리가 창밖을 바라보는 풍경

by 정담

창밖의 나무가 좌우로 흔들리는것을 보며 바람이 부는것을 알아챘다.

시간이 흘러 따사롭게 느껴지는 햇살에 졸음이 밀려와 나도 모르게 꾸벅 잠시 졸았나보다

그렇게 깜빡 졸다 창밖을 보고는 흠칫 놀라 얼어 버렸다.

('뭐지, 이건?')


"안녕? 너 참 예쁘게 생겼다"


몸집이 매우 큰 인간이 내가 놀라 얼어버린것도 모른채 그 큰 얼굴을 창에 들이대고는 나를 보며 말한다


"야아옹~ "

('아, 깜짝이야! 뭐야, 놀랬잖아! 그래도 보는 눈은 있네. 흥~')


아닌척 했지만 외모를 칭찬하는 이야기에 기분 좋아진 나는 창밖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인간을 찬찬히 살펴보며 생각했다.


('옆 나무 기준으로 이정도 높이면 키는 좀 큰편이네. 안경도 썼고, 몸은 옆으로 커.. 음.. 그런데 뭐가 좋다고 이렇게 실실 쪼개는거람?')


"에휴.. 갇혀 지내면 답답하겠다. 이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집에서 주인이랑 살면 더 사랑 받았을텐데..안스러워"


"야옹~"

('집? 여기가 우리집인데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지? 집사 어디갔어~ 저 이상한 인간 안 내보내고..')


"진짜 너무 예쁘다. 고양이는 안 키워봤는데 어떨지 궁금하긴 하네.. 유준아, 여기봐! 예쁜 고양이가 있어. 봐봐 너무 예쁘지?"


"엄마, 어디? 어디 고양이가 있어? 안보여요"


"잠시만, 엄마가 안아서 보여줄게. 그런데 잠시만이야. 아들 이제 좀 무거워-" "네~~~"


"야~옹?"

('대체 무슨 상황인거지? ')


주말을 제외하고는 잔잔한 일상을 보내던 나는 어수선한 큰인간에게 안겨 고개를 내미는 작은 인간을 보며 그제야 오늘이 그 주말임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창밖으로 인간이 좀 오가는걸 본것도 같네. 쩝.. 그래도 나를 보며 말을 건네는 인간은 네가 처음이야. 큰인간')


"우와~ 엄마, 진짜 예뻐요. 그런데 얘는 왜 여기 있어요?


('여기가 내 집이라고!! 우리집에 느그들이 온거야. 집사!! 집사 어딨어~ 이 이상한 인간들 좀 쫓아내~)


"응~ 여기는 미니 동물원이라고 하는곳이야. 고양이를 여기에 두는건 좀 아닌것 같은데 고양이가 너무 예쁘니 자랑하려고 여기 두었나봐~"


"으~ 응"


작은인간은 흥미 잃은 목소리로 대충 대답 하더니 금세 다른곳에 관심을 돌린 채 뛰어가며 큰 인간을 부른다.


"엄마, 여기봐요~ 여기 돼지가 있어요. 흑염소도 있고, 오리도 있고....

어느덧 사라진 작은인간의 말이 들리지 않을 때까지 큰인간은 애정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어.. 뭐지.. 괜히 간질간질 한것 같아.. 집사와는 다른 느낌? 하지만 싫진 않은것 같은.. ')

딴청을 부리며 힐긋 큰인간을 쳐다보았는데 여전히 웃음기 가득한 입매와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있다.


('이상한 인간... 집.. 저 큰인간이 말하는 집은 뭔가 다른건가? 거기는 어떤 곳일까? 이곳 보다 좋은 곳인건가? ')


여지껏 내게 말을 건 인간이 없듯 나도 단 한번 생각해본적 없는 집이란걸 생각하고 있을때 작은인간의 소리가 나의 생각을 멈추게 했다.


"엄마!! 내가 부르는데 오지도 않고 너무해!! 우리 이제 가요~ "

" 그래, 그래 미안~ 가자!"


('어.. 어..? 이렇게 금새 간다고? 정말 가는거야? 이상한 인간?')


나는 나도 모르게 동그래진 눈으로 큰인간을 쳐다보았다.


큰인간은 작은인간에게 대답하곤 다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예쁜아, 잘 있어. 건강해야돼! 사랑 많이 받고, 우리 인연이 되면 또 만나자~~ 잘있어!!"


"냐~오옹!!" 휙~ 고개를 돌린다.


('하.. 이게 뭐지.. 이 기분.. 이래서 인간이 싫다니까? 어서 가! 가버리라고!!!!! ')


그러나 금새 고개를 돌려 바라본 창밖에는 작은인간과 손을 흔들며 가는 큰인간이 있었고 비가 오는건지 내 눈앞은 뿌였게 변해갔다.


BGM : 백지영의 '사랑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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