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바람 오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대는 들꽃.
괜찮아, 괜찮아,
괜찮지 않아도 애써 괜찮은 척
스스로를 다독이며 버티는 그대는 들꽃.
이름 모를 잡초와 들꽃 사이,
원하지 않는 곳에 피어났다고
사람들은 잡초라 부르지만,
갖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내는
우리의 삶 같은 그대, 들꽃.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들꽃 또한 잡초라지만
예쁜 꽃 피워 존재를 알리고도
지고 나면 금세 잊혀지는 그대, 들꽃.
나태주 시인이 말했지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그래요,
그렇게 자세히 보아야 예쁨을 알고
오래 바라보아야 사랑스러운
나의 어머니.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 햇살과
바람마저 견디며
강인한 생명력으로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는
그대는 들꽃.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는 이의 얼굴에 미소를 피우게 하고
오래도록 눈에 담아 기억하게 되는 그대.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피었다 지는 그대는 들꽃.
그리고 나 또한 들꽃이 되리라.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고,
어디서든 뿌리내려 꽃을 피우며
흐트러지게 피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자연스레 사라지는.
묵묵히,
어머니의 마음을 잇는
한 송이 들꽃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