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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이코노미 Aug 27. 2022

희소성(Scarcity) - 1부 (Gold)

이번 회에서는 금과 비트코인의 유사성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희소성(Scarcity)에 근거한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비판이 역시 희소성에 근거한 금에 대한 긍정/비판과 매우 유사함을 보이려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귀금속인 대명사인 금에 대해 알아본다. 


위대한 SF작가인 Arthur C. Clarke의 오디세이(Odyssey)시리즈 중 3편인 Odyssey Three는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Europa)에 목성의 핵이 오래전에 폭발하면서 남긴 산만한 크기의 거대 다이아몬드들이 있다는 설정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 다이아몬드 산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한 천문학 논문들이 여럿 있다.) 이 정보는 다이아몬드 최대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첩보에 들어가고, 다이아몬드 최대 생산 국가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다이아몬드 공급과잉으로 인한 다이아몬드 희소성(Scarcity)의 하락과 그로 인한 가격폭락을 막기 위해 유로파로의 탐사를 막으려고 혼신의 애를 쓴다. 


다이아몬드와 더불어 대표적인 귀금속의 하나인 금은 기원전550년부터 금화로 주조되어 유통되어 왔다고 알려지고 있다. 과연 금의 가치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첫번째로 금의 생산량은 매우 제한적이고, 또한 실제 전자제품이나 장신구등으로 사용되면서 꾸준한 소비가 있기에, 실질적으로 금의 총량은 거의 변화가 없다. 이러한 희소성(Scarcity)에서 금의 가치가 온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소량의 금을 제외하고는) 금의 내재적 가치는 거의 없고,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일뿐이라 주장한다. 즉,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치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주기율표에 있는 금속들을 하나하나 살펴 보면, 역사적으로 금이 왜 대표적인 가치 교환수단으로 쓰일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된다. 일단 주기율표중에서는 빛나는 금속원소들이 화폐로 쓰일 후보군일것이다. 인간의 DNA에는 반짝이는 사물을 중요시 여기는 성질이 들어 있는 것 같다. 금속 중에서, 철, 납, 동 등은 녹이 쉽게 쓰는 원소이므로 가치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 화폐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알루미늄은 제련하여 순수한 알루미늄상태로 얻어내기가 어렵기에 18세기에서나 제련이 가능해졌다. 금보다 더 귀하게 여겨지는 백금(Platinum)이나 팔라듐은 금처럼 녹이 슬지 않기는 하나, 매장량이 금보다 현저하게 적은 탓에 유통량이 너무 적을 수 밖에 없는 단점이 있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다이아몬드나 기타 보석들도 매장량이 극히 낮은 탓에 화폐로 쓰일 수 없었을 것이고, 보석들은 무엇보다도 금처럼 녹여서 표준화 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금보다 매장량이 많은 은도 동전으로 주조되어 유통되기도 하였으나, 금보다는 녹이 스는 성질이 더 많은 탓에 금만큼의 위치는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금보다 더 반짝이는 물건도 만들 수 있고, 백금이나 팔라듐처럼 매장량이 적은 금속도 더 잘게 분할함으로서 유통량을 늘리는 것도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레이져빔을 반사시키는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거울은 통상 99.999%의 반사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실물거래 없이 거래하는 대부분의 귀금속 시장에서는 어떤 금속이건 원하는 만큼 작은 단위로 분할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 있는 KRX금시장에서 금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증권회사에 가서 계좌를 열고, KRX금시장에 있는 금에 대한 권리를 사고 팔지만, 실물의 금은 금시장의 금고에 보관되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상품시장은 상품에 대한 권리를 거래할 뿐 실물을 거래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중에서 약 100톤의 금괴[50억불에 가까운 양]는 영란은행의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시장에서 국제 금시장에서 거래를 한다.) 따라서, 시장이 원한다면 백금시장을 만들어 백금 0.0001그램 소유권 거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면 어째서 아직도 금이 대표적 귀금속 자산인 것일까? 


앞서 언급했던 역사적인 이유로 금이 대표적 귀금속 자산이 되었고, 그 관성으로 여전히 금이 대표적 귀금속 자산이라는 설명 외에는 만족할만한 설명이 없다. 


다음회에는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한 논의가 금의 가치에 대한 논의와 얼마나 유사한지를 살펴 본다.


metaecon.io 에 연재하고 있는 글을 재게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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