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 군것질 안하기 15일차
아침 8시에 친구랑 달리기를 하기로 약속했다. 아이들이 7시 넘어 깨울 거란걸 알아 알람을 따로 맞추지 않았다. 그래도 긴장이 되었는데 6시 반에 깨고, 7시 반쯤 아이들과 일어났다. 옷을 갈아입고 스트레칭하는데 친구에게 일어났다고 문자가 왔다. 8시에 보자 말하고 7시 58분에 집을 나섰다. 30초 거리에 사는 친구! 너무 편하고 좋다.
추울까봐 바람막이 두 겹을 입은 친구에게 뛰면 더울꺼라고, 한 겹 벗겨서 같이 뛰기 시작했다. 누구랑 뛰어본 건 처음인데 뛰면서 수다를 떨 수 있단게 신기했다. 나는 느린 편인데 친구도 비슷해서 딱 좋았다. 내가 즐겨가는 7km 코스를 돌았다. 뛰다 걷다 했는데 페이스 상관없이 뿌듯하고 즐거웠다. 오랜만에 다시 뛰게 되어 좋았고 함께 달리는 기쁨을 알게 되어서 신이 났다. 나는 이렇게 같이 뛰고 싶은데 친구는 어떨지 모르겠다. 휴가 다녀와서 다시 뛰자고 꼬셔봐야지.
점심과 저녁은 고구마랑 땅콩, 과일, 브리치즈를 먹었다. 고구마가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고있다. 군고구마 껍질을 못 벗겨서 그냥 먹어봤는데 쫀쫀하고 쌉싸름해서 너무 맛있다. 그동안 한인들이 김치나 식료품 공구하는 걸 귀찮아서 알아보지도 않았는데 그동안 많은 기쁨을 놓치고 살았구나 싶다. 이렇게 맛있는 고구마로 몇 일을 행복할 수 있는데! 당분간은 고구마로 매일 끼니 해결해야겠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고 싶은데 언제가 좋은 타이밍일까? 달리기 후엔 샤워를 해야하고, 보통 나는 가빈(7세 여)이랑 자기 전 8시쯤 샤워를 하는데, 그 전엔 저녁을 먹고 정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애매하다. 샤워를 가빈이 재우고 뛰고 해야하나 싶지만 캄캄한 밤인게 마음에 걸린다. 근데 해보고 결정을 해야될 것 같은게 요새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등이 환하기 때문. 작고 사소한 이유가 시작을 방해하고 있지만 한 번의 시도가 시작과 지속을 부추겼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세돌의 수읽기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의 명언이 떠오른다.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 그는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그에 상관없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자신감의 원천이라고 한다. 나는 체중감량/체력증진을 위한 노력을 한 번 씩 해내는 것과, 근거없이 그냥 해낼 거라고 믿어버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