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아들 금괴 2

놋쇠에 도금한 가짜 금괴

by 써니짱

가짜 금괴를 맡은 다음, 사무실 철제 금고에 넣어두고 약속대로 3개월 정도를 기다리며 수시로 전화로 확인을 했다.


"창수야! 금괴를 맡기고 갔으면 팔 곳을 알아봐 준다고 해놓고 어떻게 연락이 잘 안 되나?”

“조금만 기다려 봐라. 한, 두 푼도 아니고 고액인데 살 사람이 나타나야 될 것 아이가?”


비싼 물건이 바로바로 팔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는 사기꾼들의 농간에 기다리다가 2005년 새해가 되었는데도 답이 없고 해서 직접 서울로 이창수 일행을 만나러 갔다.


이창수 일행은 차일피일 결재를 미루기도 하고 만나는 자체를 거부하는 일들이 자꾸 생기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대구에 와서 맡기고 간 가짜 금괴를 정밀 확인을 해보니 금괴와 같은 무게가 나가는 신쭈(일어, 한국어 : 놋쇠, 한자 : 황동)라는 괴에 도금을 한 것이었다.


가짜인 것을 알았으면 바로 수사기관의 의뢰를 해야 하는데 평소 성징이 좋은 피해자는 돈만 회수하면 될 것이라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사기 행각을 하려고 모의를 했던 놈들이 그대로 돈을 돌려 줄 일이 만무했는데도 그들을 만나러 서울로 갔다.


긴히 할 말이 있다며 만나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괴가 금이 아니라고 하며 따졌다.


자신들도 몰랐다고 변명을 하며 확인을 하겠다고 나간 뒤부터는 아예 연락이 되지 않아 속았다는 것을 알았고, 현금 2억 원을 찾을 수가 없어 망연자실하였다.


수사기관을 통하여 해결한 생각은 안 하고 스스로 이창수 일행을 잡아 보겠다고 그동안 만났던 커피숍, 식당으로 사기꾼들을 찾아 나섰지만 어디에도 이창수 일행을 찾을 수가 없었다.


피해자 혼자 범인들을 찾아 변제를 받겠다고 동분서주 다니며 지인들에게 피해사실을 호소했지만 해결책이 없었다.


18년 전 현금 2억 원 있으니 거금이었다.

이창수 일행의 말과 가짜 금괴를 믿고 덜컥 거금을 주었으니 순진한 것인지 이익에 눈이 멀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당하고 나서, 누가 알면 창피하기도 했고 빼앗긴 돈을 찾아야 했는데 어디에서도 이창수 일행 소식을 알 길이 없었고 가끔 주사장하고만 연락이 될 뿐인데 만나거나 연락이 되면 조금만 기다리라 “는 말뿐이었다.


사기당했다는 것을 알고 모든 일을 팽개치고 혼자 다니다 보니 옆에 있는 지인들도 하나, 둘 알게 되었다.


“이런 일은 절대 혼자 찾을 수도 없고 못 잡으니까 경찰청에 있는 형사들이 사건을 해야 된다”며 강력계로 제보가 들어왔던 것이었다.


2004. 2. 중순 피해자를 사무실에 오라고 하여 송금한 통장을 확인해 보았더니 송금한 사실이 맞았고, 007 가방에 보관하고 있던 금괴도 진위여부를 확인하니 가짜였다.


처음부터 피해자 진술을 들어보면 이 사람이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인지?

투기를 노리고 한탕 준비하려는 사람인지 구분이 안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순진할 수가 있는지..

공장에 그저 일만 했고, 전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 같았다.


그렇거나 말거나 우리는 빨리 범인들을 검거하여 피해 변제가 되도록 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피해자 진술을 확보 후 관련 서류를 만들어 통신영장을 받아 이창수와 주 사장의 휴대폰 추적을 시작했다.


다음날 확인을 하니 이창수는 휴대폰이 꺼져 있었고 피해자와 가끔 통화를 하였다는 주 사장은 폰 위치가 서울 종로 5 가쪽이었다.


기지국 수사를 하면서 서울 가면 주 사장을 검거할 것 같아 즉시 형사기동차량을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열차를 타고 가면 빠르지만 형사들이 많고 형사차량은 고속도로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아 수사비가 많이 절약되기 때문이었다.


2월 하순이지만 대구는 봄이 온 것 같아 날씨가 따뜻하여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 서울은 넓다 ◆


금강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가 13:00시경 서울역 옆 범인들과 자주 만났다는 호텔에 도착을 했다.


피해자와 호텔 커피숍을 살폈으나 주 사장은 보이지 않았지만 기지국은 호텔 방향이라 주변에 있을 것으로 판단을 하고 굿은 날씨가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형사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살폈다.


갑자기 진눈깨비가 휘날리며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청파동 조그마한 호텔 커피숍에서 이사장은 연신 밖을 쳐다보며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올 때는 따뜻하여 반소매 차림으로 올라왔는데 서울에 도착하자 2월의 막바지 주말이라 시샘을 부리는지 을씨년스럽게 높은 빌딩 사이로 강한 북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우리는 진눈깨비에 온몸을 흠뻑 젖어 가며 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서 커피숍으로 돌아왔다,


“아이고! 괜찮습니까?”

“아따 날씨가 왜 이러지? 지랄 같네..”


“어째 없습니까?”

“도통 안 보이는데요”


“그래도 너무 고생이 심하신데.. 사기당한 내가 바보지.. 너무 미안해서요.. “

“우리 걱정 말고 기다려보이소. 허참 날씨도.. 꼭 잡아야지요..”


“고생 그만하시고 내려 가입시다”

“무슨 소린교? 여기까지 왔는데 잡아서 내려가야지요. 주 사장이라는 놈한테 전화 한번 해 보이소”


“기다려 보이소”

피해자인 이사장은 주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여봐요 주 사장님?”

“아! 예”


“호텔 커피숍으로 온다고 해놓고 왜 안옵니까?”

“아! 커피숍으로 가다가 급하게 누가 보자고 해서 롯데호텔로 가는데 그곳 일을 보고 연락드릴게요 “


소공동에 있는 롯데 호텔로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형사 5명은 커피숍에 앉아 다시 한번 용의자들의 동선을 추적하면서 기지국에 나타나는 방향을 찾고 있었다.


“인마가 금방 여기 주변에 있었는데 태평로 쪽으로 옮겼네.. 롯데호텔로 가는 게 맞는 모양이다. 이제 택시 타고 가야겠네.. 다시 가보자..”


대구에서 올라올 때 형사기동차량을 가지고 왔지만 서울 길도 모르고 형사 차로 움직이면 활동에 지장을 받기에 택시로 움직이기로 했다.


무선전화 기지국 위치와 안테나의 알파, 베타, 감마 3개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비바람이 몰아치는 청파동 호텔에서 밖으로 나와 길을 나섰다.


지금은 GPS에 의하여 몇 미터 내외까지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는 기지국의 방향을 보고 그 주변을 수색하는 수사기법이었다.


시골에서는 반경이 넓더라도 금방 찾을 수 있지만 서울 같이 대도시에서는 기지국 반경이 좁지만 워낙 건물이 많고, 인구 밀집도가 높아 기지국 반경 500미터라 하더라도 방향을 보고 사람 찾기는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형국이었다.


하지만 현금 2억 원 넘는 거금을 가져간 범인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고 움직이는 형사들은 날씨랑 관계없이 요동치는 심장을 억눌리며 뛰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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