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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밤바 Mar 30. 2022

런던 여행 2

Willkommen im Cabaret. 3/10-3/14/2022

이튿날 아침이 밝았지만 우리는 아침이 밝았는지 몰랐다. 호텔방은 암막 커튼으로 칠흑 같은 어둠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렇게 밤의 시간이 유유히 흘러 아홉 시가 넘어서야 우린 늦잠을 자고 말았단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야심 찬 계획은 물 건너간 뒤였다. 우린 기어이 열한 시 삼십 분까지 잤다. 열한 시 삼십 분은 극장에 늦지 않게 도착하기 위한 마지노선이었다. 암막 커튼을 걷어내니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볕이 무심하게 쏟아졌다. 하지만 인간은 합리화의 동물이 아니던가. 우린 연신 우리의 늦잠을 합리화하는 주장을 서로에게 건넸다. "피곤하게 아침을 시작했으면 뮤지컬이고 뭐고 하루를 망칠 뻔했지 뭐야. 잘 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좋다." "날도 춥고 아침부터 산책했으면 고생할 뻔했어" "잠까지 줄여서 여행할 필욘 없잖아. 우리가 즐기려고 왔지 고생하려고 왔어?" "매트리스가 참 편하다" 등등. 마음 한 켠의 씁쓸함을 애써 억누르며 여행 2일 차를 준비했다. 그리고 파란 하늘과 런던 답지 않게 내리쬐는 햇볕, 기분 좋게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우리는 호텔을 나섰다. 사실은 한 시간 정도 일찍 나와 산책했으면 좋았겠단 생각을 속으로 삼키며...


목적지는 키켓 클럽이다. 뮤지컬 <카바레>가 상영되는 곳. 도착하니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이 우리보다 일찍 와서 줄을 서 있었다. 표를 확인하고 문 앞을 들어서니 좁고 어두운 계단으로 이어졌다. 빛이 조금도 통하지 않는 어두운 지하로 내려갔고 입구 모퉁이에선 한 직원이 핸드폰 카메라에 'Keep It In The Kitkat Club'이라고 적힌 손가락 두 마디 정도 되는 지름 크기의 스티커를 붙여줬다. 오른쪽으로 사람 한 명이 지나다닐 수 있는 아주 좁고 긴 통로가 있었고 그 앞에서는 웰컴 드링크를 나눠주고 있었다. 물, 맥주, 혹은 예거마이스터. 유진은 물, 나는 예거마이스터를 받아 어두침침한 초록빛 통로를 따라 입장했다. 곧이어 천장은 낮지만 넓은 공간이 이어졌고 한 켠에는 짙은 화장을 하고 짧은 슬릿 드레스에 풍성한 퍼 코트를 걸친 배우가 다리를 넓게 벌린 채 거울을 보고 있었다. 어색함과 당황스러움과 기대감을 모두 느끼며 열 평 남짓해 보이는 어두운 공간을 통과했다. 높은 천장의 화려한 금빛 장식을 하고 있는 공간이 펼쳐졌다. 공간 가운데에는 샴페인과 진토닉을 판매하는 바가 있었고 그 위로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바 위에 설치된 무대는 사람 다섯 정도가 올라가면 가득 찰 만한 공간이었는데 두 명의 댄서가 춤을 추고 있었고 다른 두 명의 댄서가 무대로 연결된 기둥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춤을 췄다. 그 뒤로는 금빛의 폭포를 연상시키는 장식이 설치되어 있었다. 곳곳에 클라리넷, 바이올린,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연주자와 댄서들은 여자이기도, 남자이기도, 둘 다 이기도, 둘 다가 아니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가 퀴어처럼 보였다. 몸을 자세히 관찰하면 남성인지 여성인지 짐작이야 할 수 있었지만 알 방법은 없었다. 코스튬/프로덕션 디자인을 총괄한 톰 스컷 (Tom Scutt)은 팬대믹동안 아파트에 갇혀 "퀴어 유토피아"를 상상했고 이를 토대로 공간 전체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킷켓 클럽의 내부. 열댓 명의 연주자들과 댄서들이 본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쯤부터 이곳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 www.houseandgarden.com)

<카바레>는 <시카고>의 창작자이기도 한 존 칸더 (John Kander)와 프레드 앱(Fred Ebb)이 함께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1966년 처음 상영되었다. 예전 무대를 찾아보니 대체로 무대가 있고 그 앞으로 관객석이 설치되어 있는 일반적인 공연장의 모습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카바레>에선 뮤지컬의 배경인 1920년의 카바레 공간을 재현하여 입구에서부터 본 공연이 이뤄지는 무대까지 전체 공간을 스테이징 했다. 본 공연 무대는 원형으로 구성했고, 좌석은 이를 둘러싸는 형태로 앞과 뒤, 1층과 2층에 설치했다. 무대 위 좌우로 오케스트라가 위치했다. 1층 앞쪽 좌석에는 원형 테이블과 작은 조명, 그리고 (실제 작동하지 않지만) 당시 카바레에서 테이블 간 대화를 위해 사용되었다는 전화기가 놓여 있었다. 이런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원래 832석이었던 좌석을 590석으로 축소하여 공간을 전반적으로 재구성했다고 한다. 이 뮤지컬은 우리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었고 따라서 우린 가장 앞 좌석을 예매하는 과감함을 발휘했다. 테이블 좌석을 예매한 사람에겐 공연 한 시간 전쯤 식사와 샴페인 한 병이 제공됐다. 식사는 애피타이저, 메인 디시, 디저트, 그리고 프레첼로 구성됐고 배부르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양의 음식이 작은 3단 도시락통에 나눠져 제공됐다.


그리고 드디어. 에디 레드메인의 목소리와 함께 공연이 시작됐다. 암전 후 무대 한가운데로 핀 조명이 떨어졌고 상체와 어깨를 앞으로 구부린, 두 손등을 허리춤에 가져다 대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에디가 무대 위로 드러났다. 굴곡진 맨 살의 두 팔과 그 위로 덮인 밝은 색의 털, 굵은 핏줄,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초록빛 눈동자가 조명에 비쳤다. 2미터 혹은 길어야 3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그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유진은 그렇게 가까이 있었지만 마치 눈앞에 얇고 투명한 스크린이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비현실적이었다. 가장 유명한 넘버이기도 한 오프닝 곡 [Willkommen]은 에디와 많은 배우들이 함께 하는 앙상블 곡이다. 공연장을 들어서자마자부터 느꼈던 다른 시대의 공기, 술과 향수, 짙은 화장과 끈적거리는 눈빛, 이마 위 송골송골 맺혀 있는 땀, 쾌쾌한 냄새가 함께 뒤섞인 자유와 쾌락, 욕망의 기운이 폭발했다. 노래가 진행되면서 배우들이 관중석 자리를 휘젓고 다녔고 심지어 에디는 우리 옆 좌석 여성에게 손등키스를 했으며(! 유진은 공연 내내 필요할 때 언제든 자신의 손을 가져다 쓸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지만 다시 그런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후문) 화려한 안무와 함께 공간은 북적북적한 아코디언과 색소폰, 호른, 클라리넷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극은 1920년 대의 베를린을 배경으로 카바레에서 일하며 가수를 꿈꾸는 영국인 샐리 보울스 (Sally Bowles), 작가를 꿈꾸며 베를린에 방문한 미국 출신의 클리프 브레드쇼 (Cliff Bradshaw) 그리고 카바레의 주인이자 사회를 맡은 마스터-오브-세레모니, 엠씨 (MC 혹은 Emcee)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돈이 얼마 없는 클리프를 기꺼이 절반의 하숙비로 맞아주는 하숙집 주인 프랠린 슈나이더 (Fraulein Schneider) 부인과 또 다른 하숙자이자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허 슐츠 (Herr Schultz)도 주요 인물이다. <카바레>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줄거리를 검색할 때 다소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카바레>는 1939년의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Christopher Isherwood)의 소설 <The Berlin Stories>와 이를 기반으로 한 연극 <I am a Camera>를 원작으로 삼아 각색한 작품이다. 그리고 1972년 밥 포시 (Bob Fosse)는 <카바레>를 영화화해서 흥행뿐 아니라 아카데미 5관왕이라는 뮤지컬 영화로서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이를 통해 영화 <카바레>는 스테이지 뮤지컬만큼이나 유명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한다. 원작에서 뮤지컬로, 뮤지컬에서 영화로, 그 이후 리바이벌 뮤지컬로 계속해서 재창조되면서 크고 작은 수정이 가미되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분이 없는 상태에서 정보를 취득하다 보면 헷갈릴 수도 있다. 대체로 스테이지 뮤지컬과 영화가 크게 다르고 (등장인물의 이름 자체가 바뀐다) 리바이벌 버전의 스테이지 뮤지컬에선 인물의 성적 취향이라든지, 인물들 간의 관계, 특정 인물들의 비중 등 디테일이 조금씩 바뀐다.


내가 본 버전으로 간단한 내용 설명을 하자면, 베를린으로 여행을 온 클리프는 기차에서 만난 독일인의 소개로 키켓 클럽을 방문하고 우연히 그곳에서 샐리를 알게 된다. 샐리는 막무가내식으로 클리프의 방으로 쳐들어오고 클리프의 완강한 거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같은 방을 공유하는 룸메이트가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샐리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누구와의 잠자리에서 생긴 아이인지 그녀는 알지 못한다. 클리프는 샐리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일지도 모른다며 함께 키우자고 설득하지만 끝내 그녀는 자신의 꿈을 위해 임신 중절을 선택한다.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클리프는 게이이고 샐리와 클리프의 관계는 무엇이라 단정 짓기 어렵다. 로맨틱하지만 섹슈얼하진 않은 사랑과 우정 경계 그 어디쯤이다. 샐리는 무엇보다 클리프가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라는 데서 끌린다. 이전 남자들과는 달리 결코 자신을 떠나지 않을 사람이란 희망을 갖는다 [Maybe This Time]. 하지만 그녀는 동시에 꿈을 포기할 수 없다. 클리프도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알지만 자신에게 맞는 사랑을 포기하고 샐리와 그녀의 아이와 가족을 이루고 싶은 듯 보인다. 혹은 샐리를 정말 사랑하게 된 자신을 발견한 것 같기도 하다. 이처럼 샐리는 오래된 불안과 이루고자 하는 꿈, 클리프는 성적 지향과 새로운 관계 사이에서 내부적으로 그리고 상대와의 관계 안에서 갈등을 겪는다.


<카바레>는 그들의 선택과 입장, 삶의 형태를 옹호하지도 비판하지도 않는다. 대신 제2막은 불안한 조짐과 함께 시작된다. 광대 분장을 한 엠씨는 총의 방아쇠를 당기고 그 총에선 나치의 깃발이 발사되어 펄럭인다. 부상하는 나치로 인해 개인들의 삶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유태인이었던 허 슐츠는 하숙집에서 나가야 하고 그와 사랑에 빠졌던 프랠린 슈나이더는 사랑 대신 안전을 선택한다 [What Would You Do]. 클리프는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킷켓 클럽은 문을 닫아야 한다. 파티는 끝났고 오프닝 때의 관능적이고 퇴폐적인 댄서들은 이제 제복을 입고 있다. 개인은 어느 시대에서나 어느 사회에서나 실패를 반복하고 선택 끝에 좌절을 맛보고 후회의 시간을 겪지만 자율의 테두리 안에서는 결국 불행도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강제당한 삶은 삶을 스스로 망칠 권리까지도 앗아가고 그 폭력은 결국 삶을 텅 비게 만든다. 샐리의 마지막 곡 [Cabaret]와 클리프의 [Finale]는 그래서 슬프다. 그들에게 카바레는 당분간 갖지 못할 최고의 자유의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각각의 마지막 곡에서 샐리는 인생은 카바레라고 노래하고, 클리프는 그곳이 세상의 끝이었다고 말한다.


커튼콜에 모든 배우들이 다시 원형 무대를 가득 채웠고 함성과 박수로 공연장이 가득 찼다. 가운데에는 엠씨 역의 에디가, 그 옆으로 샐리 역의 제시 버클리 (Jessie Buckley)가 섰다. 그녀는 <The Lost Daughter>로 올해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카바레>로 영국의 토니 어워드라고 불리는 올리비에 어워드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에디도 같은 상에서 남우주연상 후보로, 슈나이더 부인 역을 분한 리자 사도비 (Liza Sadovy)와 슐츠 역의 엘리엇 레비 (Elliot Levey)도 각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카바레>는 Best Musical Revival 부문을 포함해 총 11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는 기염을 토했고, 올리비에 어워드는 다가오는 4월 10일에 열린다. 에디가 2015년 오스카에서 보여줬던 그 순수하고 천진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곧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에디 레드메인과 제시 버클리. 사진은 각각 <카바레> 공식웹사이트와 트위터 @mrCarlWoodward, 인스타그램 @newtscamandamn)


오후 5시쯤 킷캣 클럽을 나왔다. 그곳에 들어가기 전과 똑같이 파란 하늘과 기분 좋은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같은 것일 수 있을까. 전과 후가 같을 수 없게 만든 시간이었다. 유진과 나는 걸어서 템즈강을 건넜다. 강변을 걷고 빅벤 앞을 지나 <카바레>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최대한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얘기하고 되뇌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고 우린 오전 산책 때 가고자 했던 에디가 좋아한다는 새우버거를 파는 식당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다시 한번 런던의 쾌적한 지하철에 서로의 감동을 공유하며 우린 첼시에 도착했다. 평생 새우버거라곤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고유명사로 여겨 왔던 우리에겐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예쁘게 튀겨진 패티에선 새우살이 씹혔고 레몬그라스 드레싱과 함께 어우러진 버거는 그간 "롯데리아가 새우버거 하나는 참 잘 만들어" 했던 과거의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알찬 하루였다. 평생에 본 모든 공연을 통틀어 최고였던 그리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것 같은 공연을 봤고, 런던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고, 저녁도 아주 훌륭히 먹었다. 이제 호텔로 돌아가 여운을 만끽해도 좋을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여정은 쉴 틈이 없었다. 그다음, 또 그다음, 우린 계속해서 탐했다. 마치 유흥에 미친 자들,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가진 사람처럼 그다음 목적지를 향해 코를 킁킁댔다.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우린 여행을 오기 전 틈틈이 구글맵에 "2022 London" 항목을 만들어 가볼 만한 곳들을 저장해놨다. 구글맵을 열어 근처에 저장해 놓은 곳을 정하면 될 일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런던 진 클럽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우린 런던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색 2층 버스에 탑승했다. 하지만 토요일 저녁이었고, 우리가 가고자 했던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차 아무리 기다린다 해도 오늘 안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 내일을 기약하고 우린 다른 바로 향했다.


진 칵테일 바에서 우린 각자 한 잔의 칵테일을 주문했다. 나는 봄베이 사파이어 진과 그레이 구스 보드카, 릴렛 블랑과 올레오 사카럼이 들어간 "런던"이란 이름의 칵테일을 주문했고 유진은 봄베이 브램블 진, 리치 퓨레, 레몬 주스와 루 베리 코디얼, 그리고 파블로바 샹틸리 크림이 올라간 "빅토리아 포트"란 이름의 칵테일을 주문했다. 호텔로 돌아오니 12시가 넘어 있었다. 12시간의 강행군이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지출을 정리하고 소파에 앉았다. 따뜻한 차와 함께 첼시의 베이커리에서 사 온 오렌지와 파피 시드가 들어간 치즈 케이크, 딸기와 생크림이 들어간 롤 케이크, 피스타치오와 로즈워터로 만든 세몰리나 케이크 각각 한 조각을 펼쳐놓고 수다를 떨었다. 새벽 두 시가 되어갈 즈음 우린 잠을 청했다. 내일은 사실상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정해진 일정으로는 오전 열한 시에 예매해 둔 코톨드 갤러리 (Coulthard Gallery)가 있었다. 갤러리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브런치 레스토랑을 하나 정해 두었고 느지막이 일어나 여유롭게 브런치를 먹고 갤러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암막 커튼은 젖혀 두었다.


 미스터 포그 진 팔러의 칵테일 런던과 빅토리아 포트

하루 동안 처음 본 공연, 처음 먹은 새우버거, 처음 가 본 진 칵테일 바, 그리고 유진과 처음 함께 보낸 런던에서의 시간들을 기억했다. 무리했지만 여행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집, 일상의 거리, 가봤던 식당에서는 느끼지 못했을 법한 다채로운 느낌들이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돌아갈 일상이 있고 쌓인 일들이 있지만, 여행의 맛 중 하나는 그것들을 기억해 낼 만한 단서가 없는 곳이 주는 즐거움이다. 마치 에디가 노래하는 카바레처럼.


Willkommen, bienvenue, welcome
Im Cabaret, au Cabaret, to Cabaret

Leave you troubles outside!
걱정거리는 바깥에 두고 오세요.
So - life is disappointing? Forget it!
삶이 실망스럽습니까? 잊어버려요!
We have no troubles here! Here, life is beautiful!
이곳 카바레에선 아무런 걱정도 없습니다. 여기선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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