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선정 후 10개월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첫 브런치북을 발행하였다! 최근 몇 년간 이토록 뿌듯한 적이 있었을까 싶다. 브런치북의 제목은 [대기업 갈래? 공공기관 갈래?]이다.
작가 선정 직후 브런치에서 미친 듯이 달렸다. 글쓰기의 장이 열리자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냈다. 생각만 하고 정리하지 못한 나만의 이야기들을 쏟아냈는데, 예상보다 반응도 뜨거웠다. 첫 달 조회수만 20만이 넘었다. (관련 글 : 브런치 시작 첫 한 달, 너무 재밌다.)
하지만 초반에 너무 몰아쳐서일까? 첫 한 달 17개의 글을 썼는데, 그 뒤 8개월 동안은 6개의 글 밖에 쓰지 못했다. 갑자기 업무도 바빠지고 집안일도 많아졌다. 이래저래 핑계를 대면서 글 쓰는 날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던 중 한 선배가 올 9월부터 브런치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이번 브런치북 공모전에 출품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인데 어떻게 그런 도전을 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웠다. 그런데 정말 해내고 있었다. 구성도 좋고 글도 좋았다. 너무 멋지고 부러웠다. 멈춰 있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목표를 잡았다. "이번 브런치북 공모전에 출품한다! 그간 써 놓은 글이 몇 갠데 조금만 다듬으면 된다!" 포부 당당하게 외치고 다녔다. 하지만 다시 본 이전의 글들은 너무나도 엉성했다. 이렇게 두서없이 적었나 싶을 만큼 난해하고, 나조차도 무슨 의도인지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고, 최대한 간결하게 바꿨다. 글을 쓸 때마다 기분도 상황도 달랐기에 글에 담겨있는 내 생각도 조금씩 달랐다. 그런 부분을 일관되게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다. 십 수 번 퇴고를 하니 좀 통일성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도 몰랐던 내가 정리가 되었다. 최종적으로 발행한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니 내가 직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내가 직장인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글을 보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른 영역의 뇌를 쓰는 게 분명하다. 평소에 책을 많이 보지만 글을 써보면 헤맬 때가 상당히 많다. 편안하게 읽히면서도 여운을 주는 글과 작가는 실로 놀랍고 존경스럽다. 나도 그런 목적으로 글을 적었고, 브런치북까지 발행하였다.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첫걸음인 만큼 많은 분들이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내 자식처럼 생각되는 첫 브런치 북. [대기업 갈래? 공공기관 갈래?]
아무쪼록 많은 분들께 즐거움과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 항상 감사합니다! 부끄럽지만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