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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영 Nov 19. 2022

두려움을 이겨내는 법

요가를 하다 보면,

 요가를 하다 보면, 퇴보하는 것 같은 순간이 온다.

 사정이 생겨 요가를 한 달이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전에 잘 됐던 동작들이 안 되기 시작하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특히나 파스치모타나아사나/우타나아사나 같은 기본 동작들이 잘 안 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불편한 감정이 찾아온다.

 ‘다시 전만큼의 가동성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나 다시 요가할 수 있나?’ 불안해진다.

 되던 게 안 되는 순간 나도 모르는 새 짜증이 나기도 하고, 조금만 쉬어도 원상태로 돌아오는 인간의 신체구조가 조금은 미워지기도 한다.


 요가는 두려움, 불안함, 조급함과의 싸움이다.

 ‘되던 게 왜 안 되지?’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되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안 되지?’ ‘나는 못해’ 등의 부정적 생각과의 싸움.

 즉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사실은 싸워서 해결되는 것도 아닌 것을.


 요가를 하다가 이런 마음들이 생기는 걸 발견할 때면 다시금 되새기며 마음을 정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을 잘 보듬어주고 달래는 것.

 ‘다시 천천히 꾸준히 수련하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동작의 완성도를 비교하지 말자,’ ‘천천히 기본 동작부터 수련하다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하는 것.


 요가원을 다니며 느끼는 것은 ‘누구와 요가를 함께하는가’가 참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온전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스승님, 혹은 도반들이 생기면 불안을 이겨내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드롭백은 허리가 안 좋은 내가 가장 겁내던 동작이었다. ‘저것만은 절대 못할 것 같아’ 이런 생각이 절로 드는.

 혼자서 몇 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항상 고개를 뒤로 젖히기도 전부터 불안감이 나를 지배하면서 늘 실패하곤 했다.

 그런데 요가원에서 얼떨결에 시범 대상이 되어 선생님의 도움으로 드롭백을 시도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내 몸이 뒤로 잘 넘어가는 것 아닌가.

 내가 뒤로 넘어가더라도 받쳐줄 수 있는 든든한 선생님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면서 순식간에 드롭백을 성공할 수 있었다.

 ‘어? 되네?’ ‘나도 할 수 있는 동작이구나’, ‘나도 되는구나’를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그때부터 혼자서 수련하는 것도 수월해진다.

 간다베룬다아사나를 처음 배울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나의 이상형은 요가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요가에 있어서 서로 공감하고 의지할 수 있는 평생의 동반자가 생긴다면 남은 생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느낌.

 함께 두려움을 이겨나가고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것, 그게 요가이자 삶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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