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통해 배운 것은,
요가를 시작하고 나서 ‘너그러움’이라는 단어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이전의 나는 완벽주의적인 사람이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가지는 이미지에서 ‘완벽함’이라는 단어는 항상 빠진 적이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완벽한 이미지는 객관적으로 출중한 능력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실수를 꺼리는 데서 나온 철두철미함과 어떠한 작은 흠도 용납하지 않는 깐깐함에 기인했던 것 같다.
대개 그 철저한 검열의 대상은 나였지만, 당시의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다들 나를 어려워했고, 무서워했다. 나의 기준에서 만들어진 어떤 선을 넘는 순간 절대로 용인되지 않을 것임을 그동안의 나라는 사람을 겪으며 무의식적으로라도 알았기 때문일 거다.
그러다 요가를 시작하게 됐는데, 이상하게도 초급자로 시작한 요가에는 완벽해야겠다는 욕심이 부려지지 않았다. 강사 선생님들도 할 수 있는 만큼만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다가가 보라고 말씀하셨고, 나도 다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요가원에서는 아무도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없었고, 나 역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았다. 동작을 잘 해내는 것이 요가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알기 때문일 거다.
요가를 하며 삶의 태도를 배우곤 한다.
나에게는 처음부터 쉬웠던 자세가 강사 선생님께도 여전히 어려운 자세라는 것, 다른 사람들에게는 쉬운 기본 동작이 나에게는 매우 어렵다는 것. 생활방식과 습관, 살아온 삶에 따라 사람마다 쉽고 어려운 것은 다르다는 그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몸으로 체득하는 순간. 결국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천천히 수련해 나간다면 누구나 경지에 오를 수 있음을.
요가를 하다 보면 결국 모든 사람은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뿐임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요즘은 누군가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판단하고 나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스스로에게 되뇐다.
‘저 사람도 저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 ‘저 사람도 자신만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겠지,’ ‘저 사람의 하루가 참 힘들었나 보다,’ ‘악의는 없겠지. 그저 생각하는 것이 나와 다를 뿐.’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타인에게 너그러운 태도를 가지게 된다.
그 태도를 다른 사람들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적용함으로써 나를 용서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위로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그게 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남에게도 너그러운 태도를 가지는 것.
자비와 사랑으로 모든 이들을 대하는 것. 타인의 삶을, 나의 삶을 깊숙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