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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인남 Nov 19. 2022

표자두 임충

장팔사모?? 제비의 턱에 호랑이 수염? 이거 삼국지 짝퉁 아닌가요?

좋다! 정말로 잘하는구나!



노지심은 채마밭지기로 일하면서 주위의 건달들을 제패해 그들 위에 군림해있었다. 어느 한날 노지심은 매일 건달들이 자신을 위해 술과 고기를 가지고 오는 것에 대해 가슴 한편에 고마움이 문득 생겨 오히려 그들을 대접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자리에서 건달들의 요구로 노지심이 선장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이 모습을 동경의 팔십만 금군의 창봉 교두인 표자두 임충이 본 것이다. 그때 임충은 아내와 악묘에 향을 사르러 나온 길이었다. 봉을 잘 다루던 임충이다 보니, 어디선가 봉 휘두르는 소리가 들리자 아내를 먼저 악묘로 보내고 이를 보러 온 것이 인연이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임충과 노지심은 서로 통성명을 하고 그 자리에서 형제의 연을 맺었다. 


그러나 갑자기 자신의 아내와 악묘로 향했던 계집종이 돌아와 다급히 임충을 찾았다. 어떤 불량한 놈들이 아씨를 희롱했기 때문이었다. 분기탱천한 임충이 달려가서 보니 그 불량한 놈들 중 한 명이 바로 고 태위(고구)의 양아들 고 아내였다. 고 아내의 졸개들이 말려 임충이 그를 두들겨 패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고 아내는 상사병에 걸리고 말았다. 임충으로부터 아내를 빼앗아 그에게 바쳐 출세를 해보려는 간신들(심지어 임충의 친구인 육겸이란 사람도 있었다.)의 계략에 의해 멀쩡히 잘 살아가던 임충의 삶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임충은 어떤 사람(고 아내 패거리들이 준비한)에게 좋은 칼을 사게 되는데, 태위부에서 사람을 보내 고 태위가 그 칼을 구경하고 싶다고 그를 찾는다고 해서 '칼을 들고' 임충은 태위부로 들어가게 된다. 어처구니없는 계략에 빠져 한 순간에 태위를 암살하려는 암살자로 모함을 받고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나 하늘이 도왔는지 손정이라는 한 정직한 사람의 도움으로 사형은 면하고 창주 노성이란 곳으로 귀양을 가게 된다. 이때 임충은 아내가 젊으니 재혼을 할 수 있도록 이혼장을 써주었다. 장인과 임충의 아내는 임충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고 했지만 말이다. 


사람을 죽이려면 반드시 피를 볼 때까지 라야 하고
사람을 구해 주려면 끝까지 구해줘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유배자인 임충을 인도하는 공인은 동초, 설패 이 두 사람이었는데, 육겸이 몰래 이 둘을 만나 유배 가는 도중에 임충을 처리해라고 그들에게 뇌물을 주었다. 동초와 설패는 임충을 고통스럽게 괴롭히며 길을 떠났다. 그리고 으슥한 곳에서 그를 죽이려 하는데 노지심이 등장해 임충을 구한다. 그 순간부터 두 공인이 오히려 임충을 업고 그의 짐을 들어주는 꼴이 되었다. 유배지인 창주 인근까지 노지심은 임충을 바래다주고 각자 갈 길을 떠났다. 노지심의 의리 있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임충은 이곳에서 다시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바로 소선풍 시진(구문룡 사진과 혼동 주의!!)이라는 부유한 사람이었다. 그는 호걸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여 자신의 장원에 종종 머물게 했는데, 임충도 유배자의 몸이지만 호걸 중의 호걸이라 공인들에게 뇌물을 두둑하게 챙겨주기까지 하며 하룻밤을 술을 마시며 함께 보냈다. 다음날 창주에 도착한 임충은 생각과는 다르게 감옥살이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시진이 챙겨준 뇌물과 편지 한 통 덕분이었다. 시진은 창주 대윤은 물론 관영, 차발까지 이들과도 두루 친분을 쌓고 있었던 것이다.


시 대관인의 편지까지 가졌으면서 무얼 그리 걱정하나?        



소선풍 시진 덕분에 임충은 창주에서 그럭저럭 편안한 유배 라이프?를 보내고 있었다. 그의 일은 천왕당에서 아침저녁으로 향불을 사르고 마당을 쓰는 일이 전부였고 그 외는 자유시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하게 동경에서 알던 사이인 이소이란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주막을 하고 있었는데, 육 우후(육겸)가 창주의 관영과 차발에게 뇌물을 주는 것을 목격했다고 임충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그날 부로 임충은 대군초료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바로 군에서 쓰는 말먹이 풀을 저장하는 곳인데, 푼돈도 챙길 수 있는 좋은 곳이었다. 임충은 자신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좋은 곳으로 보내는 것을 의아해하며 짐을 쌌다.


그러나 눈이 많이 와 초료장의 초가집이 무너지고 말았다. 별수없이 근처 사당에서 잠을 청했는데 갑자기 임충이 있었어야 할 초료장에 불길이 치솟았다. 사당 앞까지 서너 사람이 오는 소리가 들려 임충은 가만히 사당 안에서 그들의 얘기를 들으니, 육겸과 관영, 차발의 목소리였고 임충을 죽이려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자리에서 임충은 그 셋을 도륙 내버리고 약간의 소동으로 운이 좋게 소선풍 시진의 장원으로 몸을 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죄인의 몸에 또 죄를 더 하게 되었으니, 곧 임충을 잡아들이라는 방이 곳곳에 붙게 되었다. 관청의 추적이 계속되자 임충이 그곳에 있기가 힘들어지게 되었다. 호걸들을 사랑하는 시진은 임충을 위해 몸을 숨길만한 곳을 추천해주었다. 바로 산동 제주에 있는 양산박(梁山泊)이란 곳이었다. 그곳에 왕륜, 두천, 송만이라는 세 두령들이 정착해있는데, 시진과 친분이 있어 아마 도망자인 임충도 받아줄 것이라는 말도 덧 붙였다.





양산박 인근에 도착한 임충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왜냐하면 양산박에 가려면 배가 필요한데, 도적들이 머무는 곳이다 보니 뱃삯을 넉넉하게 준다고 해도 선 듯 나서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법! 양산박의 눈과 귀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지홀률 주귀가 임충을 알아보고 양산박의 세 두령이 있는 곳으로 그를 안내했다. 큰 두령인 왕륜은 임충을 반겨 이제 도망자 생활도 끝이 보이는 듯했으나, 정작 왕륜의 마음속은 임충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그를 내보낼 마음이 가득했다. 

   

내가 잘하는 일은 별로 없다.
두천과 송만의 무예도 대단한 건 못 되고...
저 사람은 동경에서 금군교두를 지냈다니 틀림없이 무예가 뛰어날 것이다.
우리 자리를 힘으로 빼앗으려 든다면 무슨 수로 맞서겠는가!



왕륜은 본래 과거에 낙방한 양반이었다. 원래 고시낭인들이 사회에 불만이 많은 것처럼, 그도 그런 연유로 도둑떼를 이끌게 되었다. 별 재주가 없는 사람이니 왕륜은 임충과 같은 유능한 부하를 두는 것이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자꾸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임충을 내보내려고 하는 왕륜과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는 임충은 끝까지 매달렸다. 결국 왕륜은 3일간 시간을 줄 테니 기간 내로 사람 목을 가져오는 것으로 임충을 받아들이겠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개미새끼 한 마리도 안 보일 정도로 인적이 없어 초초해하던 임충은 마지막 날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는 바로 청면수 양지였다. 


두 무인의 칼은 승부가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양지가 그곳을 지나가게 된 연유는, 과거에 그가 지은 죄(화석강이란 돌을 나르다 황하에서 풍랑을 만나 몽땅 잃어버린 것) 때문에 도망을 다니다 이번에 조정에서 죄를 사면을 해준다는 소식을 들어 동경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왕륜은 임충과 실력이 비슷한 양지를 양산박에 머물게 해서 서로를 견제하는 꾀를 생각했지만, 양지는 빨리 동경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결국 양지는 떠나고 왕륜은 임충을 네 번째 두령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번화 등장인물] - 이전에 등장한 인물은 제외



름 : 임충(林冲)

별호 : 표자두(豹子頭)

수호성 : 36 천강성 - 천웅성

직업 : 80만 금군 창봉교두 -> 산적



이름 : 주귀(朱貴)

별호 : 한지홀률(旱地忽律)

수호성 : 72 지살성 - 지수성

직업 : 산적



이름 : 양지(楊志)

별호 : 청면수(靑面獸)

수호성 : 36 천강성 - 천암성

직업 : 전사의 제사관 -> 산적(미래)







이 글은 이문열 작가가 편역 한 <<수호지>>를 보고 요약정리한 내용입니다.


네이버 책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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