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또다른 어버이
5월 5일은 어린이날.
5월 8일은 어버이날.
5월 15일은 스승의날.
그 사이에 (내가 만든) 중요한 날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오늘, 5월 9일 삼촌의날이다.
연예인들에게 매니저가 있다면
나에게는 우리 삼촌이 있다.
가려운 부분을 말하지 않아도 긁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느 부분이 가려웠는지조차 모를 때 그 부분을 찾아 긁어주는 사람도 있다.
우리 삼촌은 내게 그런 사람이다.
버스로는 30분 거리를
편한 조수석에 태워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해 주는,
멀리 놀러 가는 날엔 작은 생수를 챙겨주며
목이 마를 때 편의점을 찾아야 하는 작은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푸릇했던 잎들이 어느새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갈 때
제일 예쁘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주말밤 막차를 놓쳐 언제 올지 모르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을 때
새벽출근을 앞두고도 데리러 와주는,
거친 도자기에 니스칠을 해 주듯
내 삶을 보다 더 편안하고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그의 자그마한 불편함을 나의 편안함에 기꺼이 내주어
나라는 온전한 도자기를 완성시켜주는 우리 삼촌.
무심한 듯 다정한 붓칠로 윤기 나는 도자기가 됨을 느끼며
삼촌의날을 기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