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예의 관심법
요즘 내가 주식에 사용하고 있는 그리기 도구가 있다. 엘리어트 3파 동선이라는 것인데 이전의 최저 최고 다시 최저의 세 점을 찍어주면 1파, 2파를 연결하고 그 이후의 3개의 파동을 예측해 주는 것인데 추세의 전환이라는 변수를 감안하면 멀리까지의 예측은 정확하지 않고 3번째 파동은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4월 13일
하,, 오늘 장도 그닥 좋지 않았다. 이런 날도 오를 놈들은 있으므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기로 했다.
어제 오후에 매수해 놓은 종목이 있었다. 물론 엘리어트 3파 동선으로 예측하건대 지금이 하락의 저점이고 큰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들이었다. 셋다 큰 움직임은 없었다. 하락이 아닌게 어딘가,, 휴,,
오늘의 일등은 HMM이다. 1년전부터 매각 이슈가 있었지만 몸집 줄이기를 하는지 작년 내내 하락의 하락을 거듭했던 종목이다. 그 와중에 작은 상승의 시기에 소소한 수입을 벌어다 주긴 했다. 계속 잊고 있다가 며칠 전 다시 매수를 했다. 한 달의 바닥 박스권이 끝났다고 생각해서,, 후후,, 다행히 바로 오늘 상승을 시작했다. 4프로대. 빨간색과 파란색 캔들이 출렁일 때 바로 매도했고 다시 매수할 생각으로 다른 종목들을 훑어 봤다.
오전 10시 40분쯤 기대주 3종목 중 유일로보틱스라는 녀석이 3프로 상승을 했다. 오늘 장도 안 좋으니 이 정도 수익에 감사하며 매도하고 좀 떨어지면 다시 매수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기상했다.
주방으로 가서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우유를 데우고 라테 한잔을 만들어 식탁에 앉았다. 음악을 틀고 다시 어플을 열었다. 1프로 2프로 오른 녀석들을 매도하고 조금 하락할 때 다시 매수하면서 벌써 12만원의 수익을 냈다는 것에 만족했다. 오늘은 이만~이라는 생각으로 멍 때리며 오전을 보냈다. 그리고 오후 1시 30분쯤! 착했던 유일로보틱스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미 늦었다! 내가 매도한 이후로 하락도, 상승도 아니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승을 했던 것을 모르고,, 놓. 쳤. 다.
착한 유일이는 이미 20프로의 상승을 하고 있었고 주문창으로 들어가서 매수의 가격을 고민하는 1~2초 사이에 상한가를 가뿐히 찍고 내려오고 있었다. 아,, 아침에 팔지 않고 계속 들고 있었으면 30만원을 벌 수 있었는데!! 내 돈 30만원,,, 흑흑,, 내 돈이 될뻔했던 내꺼인듯 내꺼아닌 그 돈은 정말 남의 돈이 돼버렸다. 내 돈을 누가 훔쳐가거나 잃어버린 듯한 이 기분은 욕심이겠지? 누구를 탓하겠는가. 판단력을 상실했던 나의 뇌? 성급했던 나의 손가락? 여유만만했던 나의 느긋함?
그 다음날 이 종목은 내가 기대했던 예측동선까지 올라가지 못했고 그대로 하락해서 오늘까지 35프로 가까이 빠져있다. 그리고 3파동선 그리기로 본 나의 뇌피셜이지만 또 다른 상승의 대기를 타고 있다.
보통 상대의 말과 행동을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으면 그 사람의 의도와 심중을 파악할 수 있다. 살펴볼 시간과 나의 노력이라는 적절한 투자없이 느낌만으로 그를 혹은 그녀를 다 이해했고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주식투자를 한다는 건 내가 픽한 종목에서 수익을 내고 싶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겠지. 그냥 재수로 얻어가는 횡재도 있긴 하지만 최대의 수익과 최소의 손실을 위해서는 그 종목에 대한 일관되고 깊이있는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