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서 자기만의 이론 만드는 법
“AI 시대의 미래는 두 가지예요. AI에게 지배당하거나, AI를 부려 먹거나. 그런데 잘 부려 먹으려면, 잘 질문해야 해요. 사고할 줄 알아야 하죠. 그 방법은 AI도 못 가르칠 거예요. 답은 인문학에 있죠. 인문학을 공부하면, 나만의 생각법이 생겨요. 자기만의 이론이 만들어지죠. 내가 내 인생을 사는데, 주도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면 얼마나 별로겠어요.” (24.06.10 롱블랙 중에서)
김성준 시몬 부사장님은 말합니다. 평소에도 철학, 심리학,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요.
한 보건대학원 환경학 전공 교수님은 최근 역사서를 많이 보신다고 해요. 독성을 연구하시는 분인데, 역사는 왜? 라는 생각이 스쳤어요. 하지만 이내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딱 우리가 현재 아는 만큼만 알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요.
트렌드를 읽어내는 능력, 중요해요. 한편, 너무나도 빠르게 변해버리고 마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뛰고 있다가 문득 머리 위를 봅니다. 그 위에 트렌드를 창조해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을 무기로 쥔 사람들입니다.
나만의 생각법은 결국 나와 내 분야에 선배들이 오래 쌓아온 경험에서 만들어집니다. 선배들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그 큰 흐름을 알게 되고, 그들의 어깨 위에서 나는 또 나만의 경험을 쌓아가는 거죠.
이번 여름, 인문학 책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1. 최소 3권을 읽자.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58권이 담겨있어요. 좋은 책을 추천 받을 때마다 바로 사지 않고 장바구니에 묵혀둡니다. 좋아하는 책방에서 그 책을 우연히 만날 수도 있고, 특히 얼마 뒤에 <서울국제도서전>이 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공간과 행사에서 책을 사면 그 좋은 기분이 책에 더 오래 남아요. 이번 8월까지 올해 여름에 "2024년의 최고 책"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2. 책 내용을 노션에 기록✒️하자.
너무나도 강의를 잘 하셨던 강사님이 말씀하셨어요. 꼭 책을 서재에서 읽으신다고요. 그 내용을 PPTX 파일로 정리해뒀다가 강의 때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그대로 활용하신다는 거예요. 그 말씀을 듣고 글을 쓰고 발표하는 사람으로서 저도 책 내용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우선 노션을 켭니다. <책장> 이라고 된 페이지에 들어가요. 갤러리 형태로 쭉 나열된 저만의 책장에서 책 페이지를 엽니다. 목차별로, 쪽수별로 좋았던 내용을 기록해요. 손으로 직접 필사하면 더 좋겠지만, 필사한 종이는 꼭 잃어버려요. 그래서 노션에 안착했습니다. 두꺼운 책에 투명한 책 문진을 얹어요. 다른 쪽에 노트북 혹은 키패드가 달린 아이패드를 두고 책 내용을 기록합니다. 이렇게 쌓인 게 제 재산이 되어가고 있어요.
(feat. 학교 계정으로 노션을 사용해요. 무한한 공부와 성장을 지원해주는 학교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3. 인사이트를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 나의 현재 앎✨이 얼마나 업데이트됐는가를 중심으로.
어떤 책은 책 내용에 여러 댓글을 남기게 돼요. 두 가지입니다. 작가의 말에 굉장히 동의할 때. 작가의 생각에 어떻게 해서도 동의할 수 없을 때. 이 기록 스타일은 학부생 때 리포트 쓰기를 처음 배우고 연습할 때 생겼어요. 글에 낙서도 하고 메모도 남기면서 적극적으로 읽는 거죠.
최근 보건대학원 수업에서 환경학을 공부해요. 공부할수록 핵심은 "우린 아직 너무 모른다"예요. 아직도 알아야 할 게 너무 많고, 새로 생기는 위험도 많다는 거죠. 수업을 마치고 집 가는 길에 우리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학문이 정반합으로 계속 나아가듯이, 우리 삶도 내 지금 생각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나 변화하는 과정인 거죠.
한편, 긴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걸 여실히 느낍니다. 어떤 분은 자녀인지 학생인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여튼 그 인생 후배에게 책을 읽게 하고 한 페이지로 요약하도록 요청했다고 해요. 그걸 해오면 다음엔 반 페이지로. 계속 양을 줄여서 결국 한 문장까지 가는 거죠.
학부생 때 '적극적 읽기' 말고도 '오히려 짧은 시간 발표가 더 준비하기 어렵다'는 걸 배웠습니다. 내게 1시간이 주어지면 하고 싶은 말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을 여유가 있지만, 1분밖에 없다면 엄청난 전략과 핵심이 응집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feat. 그때 엘리베이터 피칭을 배운 게 사회생활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책을 노션에 정리하면 스크롤이 계속 내려갑니다. 그 글을 반으로, 다시 반으로 압축하는 과정을 반복해보려고 해요. 책과 나의 삶이 함께 농축되어 단 한 문장의 인사이트로 남을 때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