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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Feb 07. 2024

공무원에겐 없는 개념, 노력에 대한 보상

공직에서의 진짜 차별이란

 얼마 전, 전국의 공채 일반직 공무원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인 충주시 유튜브의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님의 6급 진급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6급이라는 직급은 9급 공채로 입직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이다. 운이 좋고 능력이 좋은 소수의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6급 진급 후 공직생활 황혼기에 팀장까지 하다가 길었던 공직 생활을 마감한다.


 그만큼 9급 출신 일반직 공무원으로서, 또 기초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으로서 '7년 만'에 6급 진급을 한 김선태 주무관님의 소식이 그저 놀랍게만 느껴진다. 김선태 주무관님의 '특별 승진'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 드린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왜 김선태 주무관님의 6급 진급이 '특별 승진'이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대서특필 되어야 하는 것일까. 언제 입직을 했던 간에 이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낸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비록 2배, 3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2~3년 먼저 승진하도록 해주는 것이 그렇게 전국민이 알아야 할 만큼 '놀라운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어느 기관에 가든 간에 공무원 조직에는 반드시 '기피 자리'라는 것이 존재한다. 시기에 따라, 인적 구성에 따라, 그 기피 자리의 순위는 조금씩 바뀌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가기 싫어 하는 기피 자리는 시간이 지나도 거의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 존재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타의에 의해' 그 자리에 발령이 나고, 역시 타의에 의해 그 자리에서 고통 받고, 괴로워 하고, 가족친구들과 보내야할 소중한 '젊고 빛나는 시간'들을 '아무 의미 없는' 문서 작업과 민원 상대에 소비 당해 버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힘든 시기를 이겨낸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거의 없다. 남들보다 수십 배, 수백 배 더 스트레스를 받으며 남들보다 고작 6개월, 1년 먼저 승진한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불공평 하다'는 편하게 지낸 사람들의 볼멘 소리뿐이다.


 고생한 동기가 자신보다 빨리 진급하면 '불평등'하다고 하고, 그럼 똑같이 그 동기랑 같은 수준의 일을 하라고 하면 그 역시도 '못하겠다'고 한다.


 편한 자리에서만 일한 사람들은 결코 힘들고 어려운 자리에서 묵묵히 일한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공감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남들이 원하지 않는 힘든 자리에서 고생한 사람들은 그만큼 더 이해받지 못하고, 그만큼 더 외로워지기만 한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 된 김선태 주무관님의 6급 진급마저도 누군가의 눈에는 탐탁지 않아 악플이 달리는 게 현실인데, 하물며 대중의 시선과는 머나먼 곳에 떨어져 어둑한 사무실에서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그 사람들의 노고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주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나는 이 조직이 조금이라도 살아나기 위해선 앞으로 더, 훨씬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는 사람, 지독한 고생을 한 사람과 유유자적 편히 지낸 사람 사이에 극명한 차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차등이 급여가 됐든, 승진이 됐든, 둘 모두가 됐든 말이다.


 남들이 모두 칼퇴근을 하고, 휴가를 쓰고,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 하하호호 즐기고 있을 때, 불꺼진 사무실에 혼자 남아 언제 들어오냐는 배우자의 볼멘 소리를 애써 달래며 아무 의미 없는 문서 작업을 즐기는 사람은 단언컨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 것이다.


 내가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이 조직이 '진짜 차별'이 뭔지 반드시 깨닫고, 인정하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출처: 충주시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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