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호 대표의 'Holy Body'를 읽고

홀리보다는 홀리몰리가 어울리는 나에게

by 교양있는 개구리

책을 읽으며 잠시 중고등학생 시절에 잠겼다. 당시 열정적인 신앙생활과 함께 신앙서적도 많이 읽었다. ‘주님,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과 같은 단어가 입술에 베여있었다. 이제는 그 단어들이 내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모태신앙으로서 강제적으로 교회에 나가야 했던 어린 시절, 중학교를 그만두고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졌을 때 나를 잡아주던 신앙, 성인이 되어 점차 교회보다 세상이 좋아지던 그날까지 주마등처럼 스친다.

위에 언급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나는 항상 쫓기듯 신을 믿었다. 조금이라도 신앙에 위배되는 행동을 했을 때는 내 안의 양심은 두려움에 떨었다. 자아가 채 형성되기도 전부터 내 뇌는 너무 기독교에 절여져 주님 품 안을 떠난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항상 사랑에 목말랐던 내게 최선이자 유일했던 선택지는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성인이 되어서야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세상은 내게 요가, 불교, 철학의 세계를 펼쳐냈다. 그때부터이다. 여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주어진 게 아닌 내가 선택한 삶을 살겠다고 하나님과 약속했다. 그로부터 벌써 수년이 지났다. 나는 사주로 인생을 점치며 묵묵히 내 길을 걷고 있다. 나만의 신앙을 갖겠다고 다짐한 그 순간부터 나는 튕겨 나와 태양계를 떠도는 운석이다.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순 없을 것이다. 그저 나를 불살라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날을 기다린다. 그게 하나님 품일지, 부처의 품일지는 모르겠다. 아무것도 없는 무의 경계 어디쯤일지도 모른다. 나와 그와의 약속은 여전히 진행 중일까?


책의 적힌 무수한 성경구절과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기적 같은 간증들은 내게 이런 사유를 하게 했다. 이제 책의 내용으로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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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p)우리는 운동을 24시간 스포츠라고도 말한다. 건강한 몸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 운동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충분히 수면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육체의 본능을 이기는 훈련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분명 월요일이었는데 순식간에 목요일, 금요일이 오는 경험을 자주 한다. 그만큼 정신없이 살고 있다. 본능대로, 해야 하는 일만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진짜 해야 할 일에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 인생에서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는 일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하는데, 항상 급한 불을 끄는데 급급하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본능을 이길 만한 힘이 아직 길러지지 않은 것이다.

(54p)’운동은 근력, 체력, 면역의 다른 이름이다.’

이렇듯 운동은 만병통치약이고 대다수의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31p) 동기부여는 대중적인 방법과 개인적인 방법이 다르다. 대중적인 방법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반면 개인적인 방법은 관심과 애정으로 상대의 마음과 동화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바로 개인적인 동기부여가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앞으로도 운동강사로서 커리어를 가져가고 싶다. ‘꽤 괜찮은’을 넘어서 저자와 같은 ‘사람을 살리는, 세상을 바꾸는…’는 거짓말이다. 나는 사실 저자만큼 잘 나가고 싶다. 잘 나가는 강사가 되어, 잘 나가는 사람들의 강사가 되기 위해서 나를 찾아온 상대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겠다. 상대의 마음에 동화되어 한 명 한 명이 운동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게 앞으로의 나의 사명이다.

(55p) 몸의 무게보다 중요한 게 몸의 모양이며 지방의 양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근육의 양이다.
(56p) 영혼육은 하나가 약해질 때 다른 둘이 하나를 끌어주는 견인차와 같은 역할을 한다.
(60p) 운동을 통한 실패 경험은 인생을 성공으로 만드는 훌륭한 선생님과 같았다.

다시 개인적인 이야기로 넘어간다. 나는 꽤 괜찮은 몸의 모양, 골격근량을 타고났다.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지 않았지만 모두에게 칭찬받고 부러움을 사는 지금의 체형을 갖게 됐다. 나는 타고난 것들 가령 큰 키, 넓은 어깨, 외모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노력한 게 없으니. 그래서 타고난 장점들을 폄하해 왔다. 노력 없이 거저 얻은 게 부끄러웠다. 책을 읽고 내 생각이 바뀐 건지, 책을 읽는 타이밍에 변화의 타이밍이 찾아왔는지는 모르겠다. 모든 게 유기적인 연결이 아닐까 싶다. 대관절 나는 이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타고난 건 가치가 없다’가 아닌 ‘타고난 만큼 남들과는 다른 기준을 스스로에게 제시하자’로 말이다. 출발선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야 한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남들이 나만큼의 몸을 갖기 위해 하는 노력을 내가 한다면 나는 얼마나 좋은 몸을 갖게 될지 기대가 된다.


(63p) 덤벨을 들어 올리면서 실패를 성공으로 바꿔 본 경험을 인생철학으로 깨달은 사람은 인생의 높은 장벽을 만났을 때마다 더 무거운 덤벨을 찾아 꾸준히 훈련하고 들어 올리듯 뛰어넘을 수 있다.

끝으로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구절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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