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묵상/ 베드로후서 1:4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
베드로후서 1:4
어렸을 때 우리 4남매는 동네에서 '병원집 아이들'이라고 불려졌습니다.
아버지가 종합병원 원무과 책임자로 일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동네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면 어떤 분이 이렇게 묻습니다.
"어, 그래~느그는 뉘 집 아아들(아이들)이고?"
그러면 옆에 있는 어떤 분이 아는 척을 하십니다.
"그 병원집 아아들 아이가~"
"아, 글나? 딱 그 집 아아들이네, 즈그 엄마 아부지 쏙 빼닮았네~"
아버지와 엄마는 동네에서 소문난 바른생활 부부이셨습니다.
아버지는 병원에서 중책을 맡고 계시면서도 집에서 쓰는 반창고, 소화제 등을 병원 것 가져다 쓰시는 일이 없이 일일이 동네 약국에서 구입하셨고, 엄마는 골목을 나가면 만나는 반찬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받은 잔돈이 잘못 계산되어 10원이라도 더 받는 날이면 달려가 돌려주고 오시는 분이셨습니다.
어른들이 즈그 엄마 아부지 쏙 빼닮았다고 하시는 말씀은 단지 외모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인사 잘하고 어른들 묻는 말씀에 또박또박 대답도 잘하는 것이 그 부모의 행실과 닮아있다는 뜻이었습니다.
내가 우리 부모님과 쏙 빼닮았다는 것,
그리고 누가 봐도 딱 그 집 아이라고 하는 말은
내가 우리 부모님과의 엄청나게 의미 있고 특별한 연대 안에 있다는 뜻이며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구별되는 우리 부모님만의 어떤 속성 안에 속해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했습니다.
아이는 어떤 면에서 부모로부터 창조됩니다. 부모는 아이의 기원입니다.
그의 유전인자, 습관, 생활방식, 사고방식등을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아이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창조물은 그 창조자를 닮습니다.
우리 큰 딸도 나와 같이 그림을 그립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보고선 내 그림은 나를,
딸의 그림은 딸을 닮았다고 합니다.
내가 봐도 딸의 그림을 보면 딸이 그대로 보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면 단번에 내 그림인 것을 알아차리고, 딸의 그림은 딸의 것으로 알아차립니다.
“딱 그 집 아아들”인 것이지요.
이 세상의 모든 작품들은 작가를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작가와 탯줄이 연결되듯 특별한 연대 안에 있습니다.
"닮았다"는 말은 자녀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마찬가지로 부모에게도 특별한 기쁨을 줍니다.
나의 자녀가 나를 닮았다는 말은 내 자녀가 나의 존재 저 깊은 곳으로 쑥 들어오듯 아이를 향한 특별한 애정을 느끼게 합니다. 너무나도 나와의 끊을 수 없는 연결이 확고해서 이 아이를 위해서는 목숨이라도 내어주고 싶은 그 마음을 엄마가 되고 나니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같은 사랑으로 나를 사랑하시고 목숨을 내어주신 분이 계십니다.
내가 당신의 형상으로 창조된 자녀이기에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신 하나님,
나의 근원이신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께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당신의 자녀 다운 삶을 살며
당신을 닮아가도록 부르신 영광스러운 초대 안으로 더 깊이 나아가는 일일 것입니다.
내가 성실하게 한 생애를 살아오신 두 분 부모님을 닮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인데
말할 수 없이 크고 아름다우신 하나님 아버지를 닮을 수 있도록 그 신성한 성품에 초대되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감히 사랑하는 아버지 하나님을 닮았고 말하기에 저는 부족하고 또 부족합니다.
그러나 어찌하든지 그분의 영광스러운 초대에서 떠나지 않고 하나님을 닮은 성품으로 무르익어 가기를,
그래서 "딱 그 집 아이"라는 말을 듣는 자녀로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께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기를 언제나 소망하며 그분을 따라가렵니다.
<전시회의 작가노트로 작성한 글입니다>
#신성한성품 #닮음 #부모를닮음 #영광스러운부르심 #베드로후서 # 세상의썩어질것을피하여신성한성품에참여하는자가되게 #자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