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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기쁨 Aug 25. 2024

그럼에도 소망의 씨앗을 심는다

알지 못하는 중에도 자라는 하나님의 나라


출애굽기 1:1-7

야곱과 함께 각각 자기 가족을 데리고 애굽에 이른 이스라엘 아들들의 이름은 이러하니…
야곱의 허리에서 나온 사람들이 다 칠십이요, 요셉은 애굽에 있었더라.
요셉과 그의 모든 형제와 그 시대의 사람들은 다 죽었고
이스라엘 자손은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생육하고 불어나 번성하고 매우 강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다"는 구절은 창세기 1장 28절 말씀을 떠오르게 합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그들에게 주신 축복의 말씀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것을 다스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씀이 이집트로 내려간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들은 야곱의 가족 70명으로부터 시작해서 4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이후에 말 그대로 많은 자녀들을 낳고 크게 불어나 이집트 안에서도 강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 번성함의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민수기에서 실시한 인구조사를 통해 대략 알 수 있는데 20세 이상의 성인 남자만 60만이 넘으니 여자와 아이들까지 다 합하면 거의 200만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민족이 되는 동안 이스라엘 자손들은 이집트 안에서 비주류 민족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급기야는 그들의 강성함을 우려하던 이집트에게 압제를 받고 강제노역에 시달리는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아마 자신들의 운명을 비관하고 장래에 대하여, 그들의 다음 세대들에 대하여 그 어떤 희망 섞인 전망조차 갖기 힘든 나날을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노역이 얼마나 모질고 고된 것이었는지 출애굽기에서는 그들이 하늘을 향해 탄식하며 부르짖었다고 합니다(출 2:23). 제가 생각하기엔 그 부르짖음이란 하나님을 신뢰하며 구원을 바라는 것과 같은 간청이 아니라 자기 백성을 고통 가운데서 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하나님에 대한 원망과 비난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렇게 짐작하는 데에는 나 역시 너무나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당할 때, 도저히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을 때 쉽게 그분의 선하심을 의심하고 원망을 쏟아내는 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고통스러워 벗어나고 싶은 이집트에서의 시간 동안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이 당신의 백성을 돌보셔서 그들로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게 하셨습니다. 창조와 함께 인간에게 주어진 명령을 친히 이루셨을 뿐 아니라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 하셨던 아브라함과의 약속 또한 이처럼 신실하게 지키셨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때가 이르자 모세를 보내셔서 구원하시고 그들로 온 세상을 축복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게 해 주셨습니다.


나름의 합리적인 판단으로 하나님께 실망하고 불평을 늘어놓는 그때도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지런히 일하시면서 당신의 백성을 위해 좋은 길을 예비하시는 분이십니다.



©NAYOUNG 2021



이 그림을 그렸을 때는 2년 내내 코로나로 모임도 중단되고, 서로 마음 놓고 만나지도 못하는 일상을 살았음에도 아직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전혀 나아지리란 기약이 없이 새해를 맞이해야 했던 2021년의 마지막 어느 날이었습니다. 보통은 새해를 맞이할 때 밝아오는 새 아침의 태양처럼 밝고 희망찬 마음으로 가슴이 부풀어 오르기 마련인데, 그때는 오히려 착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중에도 하나님은 나에게 환경의 열악함과는 무관하게 변함없이 선하신 하나님과 쇠하지 않는 당신의 나라를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덕분에 모든 어려움들이 다 그런 것처럼 이 코로나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며, 그때는 중단된 사역도 만남도 다시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소망을 가지고 낙심하지 않고 주어진 오늘을 나도 우리 주님처럼 성실하게 살아가야겠다는 소망으로 2022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바탕으로 그린 이 그림으로 신년 연하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림 속의 여자 아이는 마스크를 썼지만 동시에 작은 씨앗을 뿌렸고 두터운 흙더미를 뚫고 솟아난 어린 새싹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끝났지만 나라 안팎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삶의 어려움들이 끊임이 없는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 대신 나 개인뿐만이 아니라 온 세상을 향한 구원의 완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시는 하나님을 믿으며 오늘 나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소망의 씨앗을 심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다시 마음을 잡습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바로 오늘 나의 하나님이시며 언제나 변함없이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전시회를 위한 작가노트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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