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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관의 부동산 May 28. 2022

부자엄마 가난한아빠(12)

가난한 아빠의 바보 이념

아빠는 서울에서 4남매의 셋째 장남으로 태어났다. 5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식모가 집에 있을 정도로 서울에서 잘살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4남매를 키우면서 가세는 점점 기울어 고등학교 올라갈 때 4명의 등록금은 어머니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다. 공부를 꽤 잘했지만 고등학교를 나라에서 등록금을 주는 학교로 갔다. 7년의 군생활 중 원주에서 전문대학을 나왔고 집사람을 그때 만났다. 책을 좋아한다.


군대에서 노태우 대통령 선거를 했다. 위에서 보고 있으며 찍으란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통령 직선제를 처음 하지만 직선제가 아니다. 노태우가 당선됐다. 너무 실망이 컸다.


7년을 군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을 어머니를 드렸다. 효자가 된 기분이다. 결혼을 하고 전세금이 없었는데 다행히 집사람의 신용 대출로 전셋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월급을 전부 집사람에게 주었다. 나는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 돈은 나보다 집사람이 관리를 잘하는 거 같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아파트 전세로 옮기니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집사람이 집을 샀다고 1년간 고척동에 살아야 한다고 이사 가자 한다. 다가구 주택이다. 하루하루가 주차와의 전쟁이다. 어느 날은 집에 가면 주차할 곳이 없어 주차를 하고 20분을 걸어서 집에 간 적도 있다. 충분한 소득이 있는데 이런 곳에 힘들게 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주차와의 전쟁이다.


부천에 드디어 내 집에 입주했다. 주차도 편하다. 어릴 적 돈이 없어 고등학교 때 총을 쏘는 학교에 갔었던 기억부터 힘들게 살았던 보상을 받는 거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는 날은 죽어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아이들을 붙잡고 너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조금 더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이 될 것이란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다.


연봉이 1억이 넘었다. 남들이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에도 출근해서 일했던 보람이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전문대 졸업이 콤플렉스다. 공부를 해야 한다.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고 대학원까지 가서 공부를 했다.


집사람이 집을 팔고 재개발 딱지를 산다고 한다. 왜 자꾸 집을 가지고 욕심을 부리는지 모르겠다.


재개발 주택이 있으면서 전세가 자꾸 오르니 집을 사자고 한다. 양도세가 많이 나온다고 안된다고 했지만 주택은 1가구당 1 주택이 맞는 거라 생각한다. 


집사람은 꾸준히 집을 보러 다니면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자, 전세계약을 하지 말고 대출받아 집을 사자라고 자꾸 이야기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 세상 무너진 것처럼 슬펐다. 내가 공부를 더해서 나도 노무현 대통령이 남기신 유산에 일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집사람이 또 사고를 쳤다. 아파트 줍줍(미분양 계약)하기 위해서 밤을 새우고 온다고 한다. 미쳤다고 했다. 다음날 계약을 했다고 한다.


아파트값이 연일 미친 듯이 오른다. 결과는 집사람의 집에 대한 선택이 다 옳았다.


부동산 소득에 의해서 30년을 넘게 성실히 직장생활로 소득을 올린 노동의 가치를 부정당했다. 


나는 정말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왜? 시간이 지나 노동소득보다 부동산소득이 월등히 높을까?

왜? 부동산 소득이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성실한 근로자들의 소득보다 높은 자산을 보유하게 될까?

왜? 사업 소득보다 부동산 소득이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게 할까?

왜? 서울 소재 공장들을 보유한 사업체들은 30년의 공장 운영 이익(순이익) 보다 왜 토지 가치 상승이 더 높을까?


결과만 놓고 보면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폭등을 예측하지 못한 소득주도 성장이 실패한 것이다.

소득주도 성장이 잘 못된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시간이 지나 노동소득만 가지고는 서울에 집을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 못되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무엇이 이런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것일까?


자본주의는 원래 부동산 소유자가 승자인 게임일까?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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