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어느 평일 점심. 오랜만에 만난 이전 출입처 관계자와 여유로운 점심식시 시간을 가졌다.
이날 만난 관계자는 나이도 비슷하고, 와이프가 일하고, 어린 딸 아이를 둔 사람으로, 나와 처지가 비슷해 업무 외 개인적인 이야기도 자주하는 사이다.
업무적인 이야기와 함께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눴는데, 자연스레 아이의 교육으로 주제가 넘어갔다. 유치원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영어유치원을 보낼지 말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관계자.
돈도 돈이지만, 어린 아이를 벌써부터 학업에 내모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그에게 미리 먼저 경험한 입장에서 비용이 크지만, 아이의 영어 학습엔 도움이 크다는 개인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의 와이프 역시 나와 입장이 같은데, 자기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그러면서 그 비싼 돈을 들인다고 아이가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말에 "부모가 대가를 바라고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해주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지만, 이 말로 인해 분위기가 서먹해졌다. 다행히(?) 업무를 보러 회사에 들어갈 시간이 돼 서둘러 헤어졌다.
업무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와이프와 저녁식사를 하는데,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내 말을 다 듣고 난 후 와이프는 "다른 집 아이 교육에 대해선 제3자가 정답인냥 말하면 안돼. 조언을 구하면 견해를 말해줄 수 있지만, 정답은 아니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와이프의 말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 아이 교육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남의 집 아이의 교육에 대해 말할 수 있는지...
다음날 회사로 출근해 업무를 보면서도 어제 있었던 일이 마음에 계속 걸렸다. 결국, 카톡으로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다행히 어제 만난 관계자가 "멀 그런 걸 사과하세요. 박 기자님 말이 틀린 게 없었는데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라고 말해 마음 속 응어리를 다소 털어낼 수 있었다.
육아, 그 중에서도 아이들 교육은 모든 부모에게 중요한 사안 중 하나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뒤떨어지길 바라는 부모는 아무도 없으니... 많은 전문가들이 아이교육의 중심엔 항상 아이가 우선돼야 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부모가 중심이 되고 있다. 우리 부부 역시 그렇다. 그래서 나에겐 아이의 교육이 지금도 아니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