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첫 명절인 구정이 다가왔다. 처가는 바로 근처라 종종 가지만, 본가엔 구정, 추석, 생신, 어버이날 등 일년에 공식적으로 5번 방문하는데, 그 중 첫 방문이 다가온 것이다.
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엔 구정 전날 오후에 방문해 하루 자고 다음날 아침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수순이었지만, 딸 아이가 커가면서 이런 일정은 당일 방문으로 간소해졌다.
물론 이런 방문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여행. 우리 세 식구가 적지 않게 놀러 다니지만, 여름휴가를 제외하면 길게 가는 경우가 없다. 여름휴가 역시 평일 5일이 아닌 3일 정도만 쪼개 쓰는 게 대부분이라 주말을 껴야 4박5일 일정이 만들어진다.
결국 구정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이 그나마 맞벌이인 우리 세 식구가 길게 놀러갈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초반엔 그래도 자식된 도리로, 명절에 맞춰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휴가나 연차 등을 사용할 경우 딸 아이의 학원 보강 일정을 잡는 게 쉽지 않은 것은 물론 다른 친구들의 명절 여행 일정과 비교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연휴가 긴 명절에 찾아가는 것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구정 연휴를 끝으로 명절 연휴 전주에 방문하는 것이 낫겠다고 와이프한테 말했다. 아직 부모님껜 말하진 않았지만 딸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조금 더 시간을 가지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시댁에서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겠냐는 와이프의 말에 일단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하고, 구정 연휴를 예전과 마찬가지로 보냈다.
울딸~ 울딸이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진 명절 연휴 때 놀러다니자. 꼭 비행기를 안 타더라도 울딸이랑 함께 하는 시간이 아빠한텐 더 중요해. 그리고 울대장~ 놀러다니는 거 누구보다 좋아하는 사람인데 명절 때마다 못 놀러가서 서운했지? 추석부턴 맘 편히 놀러다니자. 내가 부모님께 말 잘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