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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내 Mar 24. 2022

푸른 트럭

푸른 트럭 짐 칸에는 닭장이 택배 상자같이 차곡차곡 쌓여있고, 그 안에는 닭들이 짓이겨서 들어차 있다. 부리가 짓눌리고, 목과 발은 비틀어져 부러질 듯이 그리고 몸통은 터져나갈 듯 끼어 보인다. 닭장은 묵은 때와 붉은 녹으로 뒤덮여있다. 닭 주인에게 닭장 청소란, 물을 뿌린 채 방치해두는 것. 그게 전부 같았다. 서로의 악취와 녹 냄새를 맡고 있을 닭들은 움직임이 거의 없다. 고속도로 넘어 논과 밭이 드러나면 흡뜬 눈으로 바라보며 미약하게 떨고 있을 뿐. 겨우 살아있으나 죽는 게 더 나아 보였다.


조수석에 앉은 나는 고개를 떨군 채 더 이상 앞을 보지 못했다. 푸른 트럭이 다른 차들과 섞여 눈 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저 에어컨 바람을 조정하거나, 핸드폰 속 SNS 사진을 손가락으로 밀어 올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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