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즐거운 회포를 풀다가
집에 가는 길에서야 본 문자
가까운 후배가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을 알려 왔다.
기운 없어 보이는 문자에 부고를 주변에 전달해 달라고 했다.
서울에서 거리가 꽤 있는 곳
주변 사람들과 너는 어떻게 할래?
내일 일정이 어떻게 돼?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해?
안 가도 된다는 답을 나는 기다리고 있었던 건 지도 모른다.
어느 해 긴 추석 연휴 바로 전날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가시는 길에는
고향 내려가다가 소식을 듣고 대전에서 기차를 내려 서울로 돌아온 친구도 있었고,
제주도 가족 여행 가 있다가 비행기 타고 왔다간 동무도 있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태양은 눈이 부시고,
하늘은 파랗기가 그지없다.
이런 날에도 돌아가신 분이 있다니 하는 생각조차 든다.
천상병 시인의 말 같이 이 세상은 소풍 왔다 가는 곳이니
소풍 가는 날은 날씨만 좋으면 다 행복한 날이니
소풍 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상갓집 가는 오늘도 날씨가 좋은 것이 맞다.
오늘은 상갓집 가기 참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