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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Oct 29. 2022

아이들이 빨래를 개는 아침 풍경

엄마의 해방 일지


나를 뺀 서 씨들 셋이서 빨래를 개고 있다.
초 3 아들이 한 마디 한다. 빨래 개는 것이 귀찮은지

"꼭 빨래를 개야 해?
 그냥 빨래 다 한 거 안 개고 대충 골라서 입으면 안 돼?"


"그럼 빨래가 뒤엉켜서 찾아 입을 수가 없잖아."


"난 서랍에 옷이 들어가 있어도 잘 못 찾겠던데?"


"그건... 니가 잘 못 찾는 거고..."


"ㅡ.ㅡ"


제법 빨래 양이 많은지 자기네들이 좋아하는 노래인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까지 틀어놓고 따라 부르면서 빨래를 개며 이런저런 대화들이 오간다.

나는 어디?

작은 방에서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을 하는 중~^^


조용히 일하면서 귀를 기울이다 보니

"아니 이건 도대체 누가 양말을 뒤집어 놓은 거야~"


라며 딸이 한마디 한다.

그러더니 곧이어 하는 말.

"어... 내 양말이네..."


깔깔~~
까르르~~~
큭큭큭

그리고 이어서 각자 자기 옷을 한 아름 품에 안고 서랍으로 가지고 가서 집어넣는다.

뭔가 이제 익숙해진 우리 집 풍경.

나 혼자 온통 집안일을 다 껴안고 살 땐 내가 좀 버럭버럭 했더랬다.

죄다 뒤집어진 양말을 보고

"이렇게 뒤집어지면 빨래가 제대로 안 된다 얘기했지~!!!"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젠 그렇게 말할 필요가 없다.
본인들 스스로 몸소 느꼈으니 신경 써서 잘 벗고 정리까지 완벽하다.

이제 너희들은 나이 먹어 결혼하면 집안일은 여자만의 일이라는 고정관념의 시대는 더욱 변화할 테니 미리미리 적응하렴.

부부가 함께 하는 가사.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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