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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원엄마 Mar 12. 2024

나는 소멸되고 싶다

나는 그 무엇으로도 다시는 태어나고 싶지 않다 (3)

아이를 보내고 나는 한동안 물외에는 아무것도 먹을수가 없었다

배도 고프지 않았고 모든 감각이 무뎌져 있었다 평생 서비스업에서 종사하며 항상 웃는 얼굴과 감정통제를 잘 해오던 사람이기에 누군가 옆에 있음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던 습관이 나도 모르게 아이아빠와 단둘이 있을때에도 그랬다


직원들이 매일같이 우리집으로 찾아와서 곁에 있어주었는데 주로 거실에 모여있고 내가 힘들다며 잠시 쉬겠다고 침실에 들어가서 안들리겠거니 하고 입을 틀어막고 오열을 하곤 했다

밤이되면 거실에서 잠든 아이아빠의 코고는 소리를 듣고 침실화장실에가서 물을 틀어놓고 울었다

만약 그때 주위에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아이를 따라 갔으리라 생각된다


아이를 보내고 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없었고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고개를 들수가 없어 부특이 밖에 나갈 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아이아빠와 항상 동행해서 나가곤 했다


그리고 나는 머리를 삭발하고 싶었다 내 몸에. 상처를 내고 싶었다 나 자신을 벌 주고 싶었다

그땐 아이아빠가 24시간 붙어서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돌봐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사람도 딸아이를 잃은 사람인데 무슨 정신으로 나를 그렇게 돌봤는지 모르겠다


나는 견딜 수가 없어 밤에 머리를 깍으러 몰래 나가다가 아이아빠에게 걸려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은 같이 미용실에 가기로 했고 머리길이는 남자들 머리정도로 타협을 했다

그때는 내가 정말 심신미약상태였었고 엄마인 내가 아이를 지키지 못해 아이아빠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생각을 갖고있어 아이아빠가 하자는 대로하며 지내고 있었다

원래는 우리는 내가 남자성향이여서 큰 일의 결정은 모두 내몫이였고  아이아빠는 여자성향이여서 꼼꼼하고. 애교가 많고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였다


외면는 내가 156cm 외소하고 순해보이는데 내면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고 왜만한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해결하고 살아왔고 아이아빠는 키가 184cm에 건장하고 남자답게 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듣지만 맘이 약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였다


집에서 한 달정도 생활하다가 이러다가 내가 순간 미쳐버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방에 잠시 내려가 있을 곳을 찾아내려간 곳이 하동 악양의 한 펜션이였다


나는 약간 까탈스러운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는 음식점은 청결도는 어디내놔도 자신있었고 언제든지 구청이나 시청에서 위생검열이 나오면 A+++ 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였기에 또한 시골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었고 마트나 편의점도 1.5km정도 떨어져있는 그런 곳에서는 내가 머물수없을 거라며 순순히 한번 가보자고 가보고 결정을 하자며 아이아빠는 나와 같이 방문을 해보기로 했다


서울에서 악양까지는 350km정도 4시간 30분걸리는 곳이였는데 중간에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고 내려가니 오후가 되었고 그날은 비는 오지 않았지만 11월의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읍내에서 목적지까지 들어가는 농가의 골목길은 영화에서 나오는 범죄나 귀신이 나올듯한 오래된 폐가같기도 한 농가들과 단 한명의 사람도 안보이는 무서운 분위기였다 심지어 가는 길에 무덤들도 있어서 목적지에 가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래도 여기는 괜히 왔다는 의견을 나누었지만 방문약속을 하였기에 인사나 하고 오자고 하며 목적지에 도착을 했었다


하지만 목적지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였다

마을과는 몇백미터가 떨어져 있고 가까운 공사중인 펜션과도 거리가 있어 산중간 나홀로 흙집이였다

나는 너무 만족했고 아이아빠도 여기는 안심하고 혼자지내도 될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했다

언제까지나 24시간 옆에 있을 수 없는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이였기에 주인아주머니를 보고 더 맘에 들었다고 했다 모두 연결은 되어있었지만 방하나가 굉장히 크고 각각 방마다 부엌과 화장실이 딸려있었다


비수기인 겨울이여서 모두 비워있었고 나는 큰 냉장고가 있는 방으로 예약하고 그 다음주에 짐을 챙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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