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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im Mar 26. 2024

신을 풀어내다

운명의거부


사람들이 팔자라는 이야기 하는걸 우리는 한 번씩은 들었을 거다

내 이혼과 고생은 팔자의 흐름을 거스른 운명과의 싸움에 중간에 있었던 거 같다.

스무 살을 갓 넘어 우연히  청계천 육교를 지나던 나의 눈에 새가 점을 봐주던 아저씨가

들어왔다. 친구와 만날 약속시간이 좀 남아  천 원이라기에 천 원을 아저씨에게 건네고

새가 입으로 돌돌 말린 종이를 물어 아저씨에게  건네주니 돌돌 말려 있던 종이를 풀어 안애

글을 읽던 아저씨는 나를 봤다

“아가씨.. 잘살아야겠네 신이 따라다니네?.

“뭐가 따라다녀요? 귀신이요?.

아저씨는 손을 허공으로 저으며

“아니 아가씨 여기 신내람 받을 팔자라고 나왔어???

이게 무슨“제가요??? 난 약간 어이없었고 당황한 눈빛으로 아저씨를 보자

“여기 있는 대로  난 읽어주는 거뿐이야. 내가 지어낸 게 아니야??

라며 나를 쳐다봤다. 어이없고 황당한 종이를 구겨버리고 뒤돌아서오는데

참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자 친구는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웃어넘겨버렸었다. 그리고 몇 달이 흘렀던 어느 날. 식당을 하시는 엄마가게에 스님 한분이

식사를 하시기 위해 오셨다

주문을 받으러 내가 다가가자 스님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시더니

“몸이 아프지는 않아요?? 라며 말을 건네시며  또 쳐다보신다

뜬금없는 스님에 물음에 ”아니요 “라고 단답형 답을 놓고 주문을 받고 자리를 도망치듯 돌아나갔다

그랬더니 엄마가 스님의 이야기를 들었던지 스님에게 무언가 묻고 대답하기를 삼십 분

엄마의 얼굴이 그늘이 보였다. 뭔가 걱정이 있는 얼굴.

“엄마!! 왜 저 스님이 뭐래. 뭐랬길래 얼굴이 그래??

엄마는 “너 결혼 늦게 하래??

그게 다야? 왜??라고 묻자 엄마는 “아니야 일하자”라며 자리를 피하는 듯 보였었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 어떤 날 엄마는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에게 “그때 그 스님이 너 그래서 결혼 늦게 하라고 했었어”라고 말을

하며, 인상을 찌푸리더니”너 병원 가보자 “그렇게 엄마와 병원을 갔고 이유 없는 하혈의 문제를  찾아내려 했다

난 하혈을 심하게 했다. 대학병원도 갔고 산부인과도 갔지만 병명은 자궁벽이 약간  허물어졌다

는 의사들의 소견이 있을 뿐. 내키가171이었는데. 몸무게가 40 이 될 정도로 몸은 말라갔고 하혈은 멈추지를

않았다. 하혈로 인한 심한 빈혈로 일어서면 쓰러지고 쓰러지기를 반복했고. 병원입원과 퇴원을 반복해 일상

이 되어갈 때쯤 엄마의 암선고가 날벼락같이 날아들었다. 고스톱을 워낙 좋아하던 엄마가 매달 모임이 있는 친구들과

곗날모임을 가지기 위해 갔는데  위경련으로 쓰러지고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진단과 함께 병원검사결과 담낭암이라

는 진단을 받은 거다.


엄마가 담낭암이라는 선고를 받기 전 제주발령을 받고 내려가 있던 전남편의 바람을 난 서울에서

알아차렸다. 남편은 경찰공무원이었고 제주로 3년 발령을 받았는데 그날은 25일 월급날이었고 지금처럼 폰이나 컴으로

이체를 하던 때가 아니라 은행창고에서 돈을 찾기 위해 기다리던 난  뭔가 꺼림칙한 느낌에 사로잡혀 바로비행기표를

끈고 제주로 갔고. 남편차에서 남편이 아이를 향해 “오빠가 해줄게 “라는 말 몇 마디에 뭔가 있음을  직감했다

남편은 나보다 한 살 아래여서 내가 오빠라고 부를 일이전혀 없었는데 오빠라는 말이 입에 붙을 정도면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린 이혼을 했다. 내 주위에 이런 일들이 줄줄이 생기는 게

내가 뭐 잘못 살았을까  자책감이 들고 나 자신이 저주스러워졌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 친구가 잠시 머리 식 힐 겸 오라는 연락을 해왔다


거의 초저녁이었을까 친구가  마음이라도 평온하고 강하게 잡자며 동학사를 가자 했다

초조녁 해가 어스름할 무렵 동학사를 오르는 길은 내게는 좀 힘든 걸음이기에 쉬엄쉬엄 중간쯤 갔을 때, 냇가에 손을

씻고 계시는 바구니스님들의 모습이 그림 속이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해가 지는 저녁 주홍빛하늘아래 나무숲우거진 냇가. 졸졸 흐르는 물가에 스님들 몇 분이 손을 씻으시며 미소 짓고 계시는 모습은

천상의 어디쯤인 것처럼 느껴지는 잔잔하고 고요한 그러면서도 묵힌 수묵화 한 편이었다

스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산중 간쯤도착했때 큰 절건물이 눈이 들어왔다.

대웅전이라는 현판이 보이자, 안으로 들어가자며 친구가 나를 이끌었고 절하는 법 또한 알려주어 절을 하고 앉아있었는데

어떤 스님이 내게 다가오시더니

“보살님? 저기 상자 안에 글귀를 하나 가져 가시지요. 시주는 가지고 계신 거 조금 하시면 됩니다!!!라고 말을 건네주셨다

난 무언가에 이끌리듯  스님말대로 하얀 상자에 두루마리를 꺼내고 주머니에 돈을 상자에. 넣고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뒤로 “주지스님 저녁예불시간입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구는 “아까 그분이 주지셧나바!!! 난 고개를 끄덕이고 내려왔다


언제부턴가 내 꿈엔 일곱 선녀가 날아다니는가 하면. 밤 열두 시가 되면 들리는 목탁소리에 나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일들이 내 주위에 일어나고 있던 차여서 아마도  뭔가 스님이 내게 답을 주실 거 같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던 거 같다

그렇게 산을 내려왔고 친구집에  도착하자마자 두루마리를 펼쳐 들었더니, 빨간 삼층석탑이 그려져 있는 게 아닌가

친구는 자세히 보더니 “ 이거 글씨야!! 라며 깜짝 놀랐다

나도 자세히 보니 빨간색 작은 글씨로 삼층탑이 그려져 있는 거였다

스님의 말이 귓전에 맴돌았다 “가져가셔서, 머리맡에 붙이고 주무세요. 그러면 꿈자리가 좀 평온해지고 나아지실 거예요!! “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를  이 기묘하면서도  이상한 꿈 그리고 일련에 일어나는 주위의 일들이

도저히 사람이 만든 일들이라기에는 설명되지 못하는 일들이기에. 알 수 없는 나의병과 꿈. 해결의 끝이 보일 거 같았다


세상에는 보이는 것과 느끼는 것들이 설명되고 이름 지어지며 현상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겪었던 일들과 남보다도 발달한 오감의 촉은 도저히 내가 자의로 했다고 믿기지 않는 일들이기에

새가 찍어줬던?. 스님이 말했던?  일들에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어떤 기운이 나를 향해있음은 나도 느끼고 겪고

있기는 했지만  , 너무도 생소한 일들이었기에.. 당황해하고 불안하며 초조함은 나를 어디다 두어야 하는지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던 거다


스님의 글씨는 나에 꿈속에서 나를 쫓던 무서운 장군들도 일곱 선녀도 잠재워주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사람을 보는 오감이 예리하고   엄마의 죽음 외할머니의 죽음 전남편아버지의 죽음을  꿈으로

다 봤었다. 희긔 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고 느낄 수도 있는 일이지만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일어나기 전

어떤 느낌에 사로잡히고   예리한 촉을 가지고 있는 나는 길이 아닌 곳으로  가지 않기 위해  끝까지 발버둥 쳤으며 몸무림 치며

쟁취하였다


삶의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막막하고 꼭 나만 소외되고 나만 이해받지 못하고

나에게만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걸음마를

하려는 아이처럼 두 손을 불끈 쥐고. 일어서려는 의지와

나 자신에게 옳은 일, 가야 할 길. 봐야 할 일들을 스스로 부여해 준다면. 이 시간도 다

지나가는 인생의 한역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기차에 바람도 불고 나무도 지나가는 풍경이 없다면  얼마나 지루한 여행이겠나

난 그 인생의기차에서 온몸으로  운명이라는 바람에 맞서 자의반 타의반의선택을 했지만

결국 선택에 대한 책임도 내 몫이었고.교훈도 내몫이었다

산은 넘으라 산이고 바다는 건너라 바다인거다 산이 넘지않으면 그게 산일수없고

바다가 건너지 않으면 웅덩이와 뭐가 다르겠나.힘겹게 산을 넘어와서 지르는 “삶에

함성이 여기 중년의내게는  안도의 마침표가 되어가고 있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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