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왕방산 (2023.06.04 일)
또 오랜만에 한 등산. 등산은 언제쯤 주기적으로 하는 취미가 될까? 등산을 집에서 할 수 있으면 귀찮지 않으니까 매일 할 텐데.. 시답잖은 상상을 하며 힘겹게 취미를 이어가 본다. 거의 3개월 만에 산에 오르니 허벅지가 굳어서 양 발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왕산사 주차장에서 시작했으니 해발 300미터를 깔고 시작한 거다. 450미터 산을 오르는데 이렇게 땀을 쭉 빼다니, 굴욕적이면서 서글프다.
#끝내주는 산과 끝난 체력
죽상을 쓰고 올라가다가 갑자기 산세가 정상 냄새를 풍겼다. 그래, 산을 37좌 올랐으면 정상 냄새는 개코처럼 맡아야지. '잊고 있었지만 나는 경력자다!' 되뇌며 막판에 힘내서 올라가니 아름다운 풍경이 반겨주었다. 풍경은 없고 경사만 잔뜩인 산 길을 걷다가 뚫린 풍경을 만나니 속이 시원했다. 갑자기 개비스콘 짜 먹은 기분.
아담한 정상석 옆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딱히 쉴만한 곳 없는 땡볕이었기에 바로 하산했는데 다리가 덜덜 떨렸다. 허벅지를 부여잡으며 겨우 내려왔다. 왕방산은 정비가 잘 되어있지만, 경사는 매섭다. 내가 축지법으로 산에 오르는 지경에 올랐다면 멋진 정자에서 낮잠 자고 하산했을 텐데. 꾸준하지 않은 취미도 취미로 부를 수 있는 건가? 내일 몽둥이로 맞은듯한 근육통이 올 것을 두려워하며 적어도 월 2회는 산에 오겠다는 힘없게 다짐을 한다.
#낮잠 못 자고 떠난 정자
⛰ 궁금한 분을 위한 왕방산 요약
• 산행 일자 : 2023.06.04 일
• 높이 : 737m
• 거리 : 4.35km
• 시간 : 2시간 4분
• 비용 : 입장료 X, 왕산사 주차장 무료 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