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둑 찾습니다. NO. 1

6화 사춘기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

by 윤슬





왠지 모르게 어수선했던 화요일 오후.

열심히 채널 답글을 달고 있었던 오후.

상담이 밀려오던 오후였다. 그런 오후

그런 아주 특별한 오후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오늘 새벽에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누군가가 아버지가 관속에 계신데 제대로 안 묻어 드려서 시체가 썩어 간다고 했다.

무섭고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맞는데 화장해서 묻어 드린 지 벌써 2년 반이

넘었는데(이것까지 꿈속에서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함.) 관이 아직 바깥에 있다고 생각하니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아버지 관이 있다는 곳에 갔다. 아니나 다를까.

늘 친구들과 놀던 매뜽걸이였다. 그긴 큰 무덤이 하나 있었는데 우리는 그 위에서 소꿉친구들과 놀았다.

그쪽으로 가니 세 개의 관이 있었다. 그 관들의 모습은 너무 끔찍하였다. 두 개의 관속에 시신이 관 바깥으로 튀어나와 뭔가를 움켜쥐려는 듯한 손동작을 한 채로 굳어져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내가 어디로 온 것일까. 꿈속에서도 안개가 낀 듯한 공동묘지 같은 오싹한 기운이 감돌았다. 대체 아버지 시신은 어디 있는 걸까.

세 번째 관으로 얼굴을 돌렸을 때 형체를 알 수는 없었으나 꿈속에서 아버지라고 신호를 주었다.


아 그런데... 아버지 얼굴은 안 보이고 누더기가 된 윗옷에서 흉부가슴 부위가 살아서 숨을 쉬고 있는 것이었다. 흉골이 들숨과 날숨 사이로 꺼졌다 올라왔다 하는 것이 내 두 눈에 선명히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일까. 분명 꿈속에서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그 광경은 너무 낯설었다.

옆의 두 관속의 손이 튀어나온 모습은 너무도 무서웠으나 아버지 시신은 무서운 느낌은 덜하였다.


그러면서 새벽에 잠이 깼는데, 역시나 직장의 스트레스로 잠을 깊이 못 자서 이런 꿈들을 꾸나 싶어

다시 이리저리 뒹굴다 잠이 들었었다.




그런 평범한 오후를 넘어서는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목이 약간 쉰듯한 목소리다.)


"응 엄마 지금 좀 바쁜데 무슨 일이니?"


"찾았어요. 자전거 진짜 제 자전거예요..."


순간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습관적으로 시계를 쳐다봤다. 그리고 컴퓨터 앞에 놓인 흰 낙서장에 휘갈겨 적었다.

오후 4:36ㅡ


"어디서? 무슨 말이니. 어디서 뭘 찾았다고?"


"작년에 잃어버린 픽시 자전거 찾았다고요. 정말이에요.

104동 자전거 거치대에서요. 친구랑 우연히 여길 들렀다가 발견했어요.

엄마 내 자전거예요. 이건 내 거 분명하다고요."(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다.)


나는 올해도, 아니 얼마 전에도 같은 중학교 학생 자전거가 자기 거라고 경찰서까지 갔다 왔고

택배장소가 김포공항의 젊은 여자를 돌아, 또 서울 은평구의 젊은 남자까지 돌고 돌아오지 않았나.
그들의 계좌까지 다 까고 경찰분들이 나름 고군분투를 한 터라... 이후도 미심쩍은 아쉬움을 남기고...

대체 무슨 일이야. 그게 하필 102동 사는 우리 바로 옆 104동이라니. 110동도 아니고 하...

"엄마(부르짖듯이) 사진 보낼게요. 일단 보시면 되고요.

여기 앉는 안장에 제가 6학년 가사 시간에 천에 실습하던 그 보라색실로 꿰맨 게 보이실 거예요.

그것뿐이 아니에요.

제가 인터넷에서 샀던 핸들 바가 그대로 구요.

제가 넘어져서 흠집 났던 모든 부분이 다 일치해요.

뒤 바퀴는 제가 마지막에 알톤에 가서 바꾼 그대로예요."

"일단 그만하고 엄마 이 일 좀 마무리하자. 우선 사진 다 전송해 줘.

하던 일 마무리 하고 전에 담당관에게 전화해서 알려줄게. 기다려."


"엄마 빨리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전화를 끊고 먼저 진정후 재빨리 전화번호부터 찾았다.

어딨더라. 마음이 급하다.


"저기 S엄마입니다. ㅓ가 ㅡ이고요. ㅐ가 아니고 ㅔ에요."


자꾸 이름을 잘 못 알아들어서 반복해서 말했다.

나는 [어머니] 발음이 안된다. [으머니]가 되는 것이다.


경찰관의 3번째 걸려온 전화에서 소통이 되었다. 작년 9월 자전거 도난사건이고 김포와 은평구까지 다녀왔고

난리 하던 그 S엄마 J라고 말이다. 다시 처음부터 다 말하고 나자 나의 퇴근 시간을 물었고, 퇴근할 때 전화 주면 J서에서 바로 내가 사는 아파트 104동 앞으로 가겠다고 했다.


"S야 연락되었어. 6시 20분쯤에 104동에 오신대"


"엄마 학원 원장님께 전화 좀 해줘요."


아 이놈이 자기가 주인이라고 경찰이 있으면 말을 해야 한단다.




-띠리링

-원장님 S엄마입니다. 작년에 잃어버린 자전거를 옆동에서 발견했습니다.

경찰이 바로 오신답니다. 마치고 바로 태워 드릴게요.

-오 마이갓. 언 빌리버블. 넵.


화끈하고 멋지신 원장님의 답변을 뒤로하고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갔다.




온다. 진짜 온다. 스타렉스 같은 큰 봉고가 아파트 정문을 통과한다.

우리는 손짓을 하면서 다가갔다. 요즘 핫하지 않나. 범죄도시 3. 하...

스르륵 문이 열린다.

완전 연예인 포스의 형사 세분이 내렸다. 사복을 입고 계시니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으나 포스는 작렬.


"엄마 저분들 마동석 제외 그 나머지 분들 포스랑 같지 않아요?"


아들이 살짝 붙어 속삭인다.

그중 한 분은 위에 화이트 스포츠 반팔티를 입고 바지는 대학생 딸아이가 즐겨 입는 검정와이드팬츠에 허리엔 끈을 살짝 매어 주셨다. 하. 완전 뿜뿜 카리스마 장난 아니다. 나머지 두 분도 눈 빛이 사복을 입어도 예사롭지 않다.


-안녕하세요. 전화드렸던...

-아 자전거... 맞으시죠? 자전거 어디 있습니까?

-여기요.

-아 오랫동안 안 탔나 보다. CCTV 어디 있나 보자...

아 완전 정면이네요. 일단 그것부터 확인해야겠습니다.


미리 말씀을 드려 놨었지만 아들이 다시 한번 자기 물건이 틀림없다는 듯이 자세히 설명을 이어간다.

아들의 피 튀기는 듯한 속사포 설명을 듣고 아~ 하면서 동감을 해주신다.

그러는 사이 놀이터에서 온 아이들 아파트 산책 나온 부부들 지나가는 입주민 분들이 우리 곁에 몰려있다.


-경찰이 오셨다, 어 뭐지?

-아 자전거 도둑인가 봐.

-세상에 저 자전거 훔친 자전거 인가 봐...

구시렁구시렁... 한 마디씩 입을 댄다.

(잃어 버리기 전 자전거 모습 작년 9월)

6-7시 사이가 관리소 저녁휴무시간이라 아무도 없다. 그리너리에 우선 전화를 하니 사안이 급한지라

바로 근처에 있는 직원을 보낸다 한다.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이십니까?(관리소 직원)

-J서 형사입니다. CCTV확인 좀 하겠습니다.(포스 작렬 경찰분들)


바로 방재소인가 하는 곳으로 4명이 들어갔다. 밖에서 쳐다보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한다.

조금 기다리니 읽히지 않는 표정으로 모두가 다 나왔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