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슬 Jan 10. 2024

"마음을 좀 느긋하게 가지자."

점심시간에 나를 돌아보다




마음을 좀 느긋하게 가지자. 어떻게든 되겠지. 혼자서 아웅거리면서 고민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숨을 좀 고르자. 시간이 지나니 해결이 되더라. 그냥 살아지더라. 너무 예쁜 딸과 잘생기고 멋진 아들이 있으니 더 견뎌보자. 지금은 내가 일하고 돌봐야 할 시기이고, 다 크고 나면 조금은 비용이 줄어들겠지. 너무 나 자신을 자책하지 말자.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 나도 잘한 것도 없지만 후회한다고 돌아오는 것도 없다. 너무 멀리 내다보면 달리기 힘들다. 마치 자전거 탈 때도 적당한 거리의 앞만 보면서 묵묵히 달려 나가지 않던가.


나 자신에 하고 싶은 말을, 점심을 먹고 휴가 다녀온 직원이 내려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쓰고 있다. 분명 여러 가지 압박들이 있어서 새해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아침엔 일찍 잠이 깼으나 침대에서 뭉기적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 버텨 나가야 하는 삶들. 혼자서 두 명의 자녀를 키워 나가는 것은 버겁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쌓아 놓고 책을 읽을수록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 지금 읽는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언스크립티드]은 직장을 그만두라고 부추긴다.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고.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까.


직장에선 모두가 자기 밥그릇 찾기에 바쁘다. 나도 그렇지만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집에서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해서 보내는 직장인데 즐겁게 일하고 웃으며 돌아가고 싶다. 점점 신경질이 늘어가는 사람들. 무조건 죄송합니다 하고 대응하는 나 자신이 좀 웃기다. 그것은 나도 살아남기 위한 것이다. 나의 직장은 자녀들의 생계와 직결이 되기에. 점점 나이도 많아지는데 올바른 직장을 찾기도 쉽지 않고 다니다 보면 다 거기가 그기다. 모든 것이 완벽한 직장은 없지 않던가. 시간이 조금 느슨하면 급여가 작고 빡세면 시간이 없다. 일을 하면서 찾을 수 있는 부업거리가 없을까 생각해 본다. 작은 아이가 대학만 가고 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그것도 알 수가 없다.


뭔가를 손에 쥐면 또 다른 것은 놔줘야 한다. 두 주먹에 다 쥘 수는 없는 법. 낙천적이고 잘 웃는 내가 요즘 웃음이 많이 줄었다. 분명 길이 있을 테고 지금까지 잘 버텨온 나는 앞으로도 잘 헤쳐나갈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해부터 한 달간 목욕을 끊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