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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MMH Nov 20. 2024

우울

비 내린 뒤 축축하게 젖은

거리에는 음울함이 낮게 깔리지만

기분 좋게 하는 삶의 끝 냄새가

코끝을 스쳐지나간다.


아득한 세계의 낯선 문을

통과하는 세상 끝 냄새가

좋을 수 있다는 건

인간은 얻을 수 없는 축복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다.


때론 우울감에 젖어

주변을 심연의 냄새로

물들이고는 하지만,

그들의 죽음이 비를 만나

우리에게 기분 좋은 냄새를 선사하듯


그대가 우울감에 사로잡혀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내는 냄새는

나에겐 또 다른 기회의

샘물이 되어 주지는 않을까.


비 내린 축축한 그대의 마음이

내 코끝을 스쳐 지나가길 기다려본다.

그러니 그대여 부디

그대의 우울함을 숨기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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