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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Apr 16. 2024

아일랜드 가면 Irish Wish를(feat.모허계곡)

아일랜드식 소원빌기 (영화 Irish Wish)

*출처: 넷플릭스 'Irish Wish'

일요일 아침. 눈이 일찍 띄어서 컴퓨터를 켰다가 넷플릭스를 열었다. 8편의 비교적 짧은(?) 드라마라도 하나를 열면 하루를 상납해야 했기에 영화 섹션을 찾다 Irish Wish라는 영화가 눈에 들어왔다. 왠지 아일랜드와 연관된 영화이겠거니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지난주부터 아일랜드 벨파스트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해 모허계곡, 더블린, 아이리쉬 위스키 등을 주제로 아일랜드에 대한 글을 쓰려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린제이 로한이 주연으로 출판사 작가로 연기한 Irish Wish는 

자신이 짝사랑하지만 고백하지 못했던 유명 작가 폴이 린제이 로안의 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데,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서기 위해 아일랜드에 간 후 성 브리지드라는 성녀? 마법사?를 만나 자신의 소원(폴과 결혼)을 이루었다가 점점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판타지 성장 영화이다.


내가 영화 제목을 보면서 기대했던 것은 아일랜드의 관광 명소들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예전 '비포 선라이즈'가 비엔나를 배경으로 찍었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모허 계곡(Cliffs of Moher)의 장엄한 풍광과 다시 조우할 수 있던 일요일 아침 한 때였다.


더블린에서 아일랜드 서쪽 끝에 위치한 모허 계곡을 가려면 직접 운전해서 가거나 당일투어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 직접 운전을 선택한다면 섬나라에 영국의 지배를 받은 역사로 인해 운전석이 오른쪽임을 감안하자.


여기서 Tip!

더블린에서 모허계곡 당일 투어는 모허계곡, 뷰렌, 골웨이를 다녀오는 것으로 구성된다. 당연히 유로자전거나라나 마이리얼트립에서 제공하는 한국어 투어는 없다. 어쩔 수 없이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를 갈 수밖에 없다. 영어를 잘 못 알아들어도 풍경만 감상하면 되니 크게 지장은 없다. 여행지 설명은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말이다.

예약을 하려면 마이리얼트립에 연결된 Getyourguide나 아니면 바로 Getyourguide 사이트로 가서 예약하면 된다. 가격은 1인당 11만 원 정도 한다. 총 13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투어니 만치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더블린-모허-뷰렌-골웨이 시티투어까지 도는 일정이다.


모허 계곡은 따로 입장료가 있다.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7유로, 현장 예매를 하면 어른 기준 12유로임을 참고하자.

모허 계곡(Cliffs of Moher)

더블린에서 차로 4시간 여를 버스로 달려가면 아일랜드가 대서양으로 열린 곳, 모허 계곡에 다다른다. Irish Wish 뿐만 아니라 해리포터 등 많은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모허 계곡을 보면 첫 느낌은 '자연의 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하다'였다. 과연 사람이 조각했다면 이 장엄한 풍광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싶다. 대서양 해수면에서 120(절벽에서 제일 낮은 헤그스 헤드)~214미터(오브라이언 탑의 정북쪽)의 절벽이 8km만큼 쭉 늘어서 있고, 그 중간에는 층층이 단층의 결이 보인다. 

그 장엄하고 엄숙한 관경에 매료되기 위해 아일랜드를 찾는 관광객들은 너도나도 모허 계곡으로 가지 않나 싶다.


모허 계곡이 주는 느낌은 포르투갈의 서쪽,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단인 호카곶과 아주 비슷하다. 대서양에 면한 땅의 끝과 바다가 만들어낸 풍광이라 그럴 것이다.



저 멀리 절벽 위로 북적북적 대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 주의 사항은 유럽에 가면 생각보다 안전장치에 대한 배려(?)가 낮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인위적인 장치로 인해 자연의 풍경이 훼손되기를 싫어하고, 있는 그대로를 감상하려는 마음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저렇게 높은 절벽에 안전 펜스 같은 것이 없다. 

사진을 찍고 싶은 관광객들의 마음은 조금이라도 더 절벽 가까이 가고 싶어 무언가 특별한 인생샷을 건지고 싶어 하지만 금물이다. 위험하다. 

바람이 세기 때문에 자칫하면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들 때도 있다. 실제로 가이드 말에 따르면 바람 때문에 밀려 절벽 아래로 떨어진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유럽 여느 도시 다리를 가면 자물쇠를 매단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여기는 줄에 매듭을 묶어 놓은 것이 특이했다. 아무래도 자물쇠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거나 모허계곡에서 자물쇠 파는 곳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다들 자기만의 Irish Wish를 빌며 묶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는 사랑을, 누구는 돈을, 누구는 건강을 빌었을지 모른다.


야생에서 기르는 소떼도 반갑다.


뷰렌(Burren)과 모허계곡(Cliffs of Moher)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자연유산(Geopark)다. 유럽 도시들을 다녀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가면 실패하지 않는다는 경험적인 교훈을 가지게 됐는데, 모허계곡도 하나의 경험을 더 얹는다.


돌아 나오는 길에 비지터 센터에 잠깐 들러 전시된 사진들을 봤다.

디지털카메라로 셀카를 찍고 있는 저 남자의 해맑은 미소가 눈에 인상에 깊이 남는다. 너무나도 행복한 모습. 그 느낌이 모허 계곡이 주는 마법과 소원이 아닐까 싶다.


당일치기 목적지 2: 뷰렌


그다음으로 향한 곳은 뷰렌(Burren)이라는 특이한 지형의 바닷가다. 모허계곡 일일 투어에 포함된 곳인데,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약 15분 정도 사진을 찍을 시간만 허락한다.

아일랜드 서쪽 해안 모허계곡 근처에 있는 독특한 석회암 지대인데, 마치 가뭄이 심하게 들어 갈라진 땅처럼 갈라진 돌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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