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 머무르면서 주말을 이용해 포르투갈 포르토와 리스본(현지어로 리스보아)을 가게 됐다.
당연히 Wizzair라는 저가항공을 이용해 왕복 40유로 정도에 아주 저렴한 비행편을 예약했다. 루트는 비엔나-포르토(항공), 포르토-리스본(기차), 리스본-비엔나(항공)이었으니, 비행기는 비엔나-포르토 편도, 리스본-비엔나 편도였다.
왕복에 40유로였으니 편도는 평균 20유로.
유럽에서 저가항공을 타다보면 무슨 횡재한 느낌이 든다.
마치 와이프가 미국에 있을 때 그릇이나 옷을 사면서 같은 제품이 서울에선 얼마네 하면서 실제 돈을 쓰면서도 아끼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세뇌기법처럼 말이다.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사전 체크인을 안 한 나머지 40유로를 더 쓰게 된 황당한 스토리다.
가기 직전까지 회사 일 챙기느라
사전 체크인이 48시간 전에 시작해서 비행 시작 3시간 전에 마무리 되는데, 그 시간을 놓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사전 체크인은 못하고 공항에는 일찍 도착한 터라 체크인 데스크에 가서 체크인 하면 되지 하고 기다렸다.
내 차례가 돼서 사전 체크인하겠다고 했더니, 저기 어디 비엔나 공항 사무실에 가서 40유로를 내고 오란다.
이게 뭐지? 하면서 클레임할 여유도 없었다.
이유는 사전 체크인을 안했기 때문에 체크인 데스크 이용료란다. 헐.
어쩔 수 없이 어디 사무실에 가서 40유로를 내고 납부 확인증을 제출하니 그제서야 비행기 티켓을 준다.
결과적으로 비엔나-포르투갈 왕복 항공권만큼이나 되는 돈을 나의 사소한 부주의로 더 쓰게 되는 역설적 상황.
저가항공은 언제 어디서든 고객이 부주의 하면 그만큼 지갑을 털려고 애를 쓴다.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해 줄법도 하나 데스크 운영비용, 데스크 직원 임금을 그 부주의했던 사람에게 부담지우는 철저히 '수익자 부담의 원칙'을 따르는 것 같다.
저가항공 탈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자. 안 그러면 지갑을 열어야 할 상황이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