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87)

아직도 덥다

by 시우

https://www.youtube.com/watch?v=xzhxup5c6Q8

윤종신 - 오 마이 베이비



날자만 보았을 땐 여름이 다 지나갔어야 했건만 어째서 이리 더운지 모르겠다, 비도 가끔 내리고 습한 것이 장마 같기도 하다, 환기를 시키려고 문을 열어 놓아도 습한 기운에 많이 환기를 못 시키고 또 문을 걸어 잠그고 에어컨을 청정모드로 켜놓고 시간을 보낸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공주님은 또 감기 기운이 돌기 시작하셨다, 끄면 덥고 키면 춥고 요즘 날씨가 딱 그러하다, 병원에서 타온 약이 효과가 좋은지 감기 기운은 금방 가라앉았다, 컨디션도 나빠 보이진 않은데 밤에 갑작스레 열이 오른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잠도 못 자고 새벽에 일어나 수건에 물을 묻혀 아이 몸을 골고루 닦아 주고 해열제를 먹였다 이 정도 열이면 축 처지고 말도 잘 못하는데 입만 살아가지고



"아빠 내일 학교 안 가도 돼요?"


"열이 이렇게 나면 못 가지요?"


"오예 쉰다~!"


"지금.. 그게 그렇게도 좋나 지금 아빠는 혼낼까 말까 고민 중인데 자기 몸관리도 잘 못하고 일찍 좀 자고 쉴 땐 쉬어야 안 아프지."



내 몸이 좀 찬 편이라 아이가 팔에 달라붙는다 시원한지 그러다 금세 잠들어 버렸다


자는 아이 머리 위에 물수건을 하나 얹어 준다, 내일은 퇴근하면서 해열 패치라도 하나 사 와야 할 것 같다 갑작스레 아파서 돌봄 선생님을 이용하기도 힘들 거 같아 아버지께 연락했더니 다행히 쉬시는 날이라 하신다 오전에 바통터치를 하고 출근을 했다


나가기 전에는 열도 다 떨어지고 그래서 쌀죽을 조금 해놓은 것에 간장을 조금 넣어 간간히 맞추고 계란프라이와 김치를 죽죽 찢어 아침 상을 차려 놓고 나갔더니 출근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밥이랑 약을 먹었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할아버지랑 노는 사진도 보내왔다 그걸 보고 다행이다 싶었다


회사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일을 하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그냥 딱 사직서를 던지고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럴 수가 없는 현실이 막막하다, 활동하던 카페에서 양육자들 모임에 들어갔다, 비록 다섯 명 밖에 안 되는 조촐한 모임이지만 양육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고 들어갔었는데 다들 현실에 치이고 바빠서 인지 하루에 올라오는 톡의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퇴근시간에 오늘도 고생하셨다는 톡, 주말에 아이랑 어디 가는데 좋았다는 톡,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올라온다


비슷한데 비슷하지가 않더라, 싱글대디와 싱글맘들의 삶은, 멋지게 자기관리하고 아이 키우고 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그중 또 일부는 하루를 밀리지 않고 충실하게 보내는 사람들만으로도 대단한 거더라, 대부분은 하루의 끝자락까지 밀리고 밀려서 버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자신과 아이를 모두 책임지려고 하는 것이 무척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도 그냥 그럭저럭 잘 보냈다, 충실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미루지는 않은 거 같아서 다행인 것 같다 내일도 오늘만큼만 보내자 그러면 잘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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