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된다.”
완독을 하자마자 글을 쓰게 되는 것은 처음이네요. 그만큼 뭐랄까... 심장을 떨리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룰루 밀러라는 과학전문기자가 “스스로 초래한” 상실의 아픔을 겪은 후,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발견하고자 하는 마음에
불굴의 의지와 그릿(grit)의 상징과 같은 인물인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대기를 파헤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조던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처음 기대와는 다른 방향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죠.
룰루는 혼란을 느낍니다.
이 작품 속의 등장인물, 사실은 실존인물이죠.
어쨌거나 이들은 모두 무언가를 열렬히 찾아다닙니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으며, 신의 흔적을 찾고
생물들의 유전학적 특성을 밝혀냄으로써 인간의 존재 의미를 찾고,
모든 동식물을 특정 유형으로 분류함으로써 혼란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고자 하죠.
이 모든 것은 신이 지배하는 이 세상은 살아갈 의미가 충분하고, 우리가 예측하고 노력하는 대로의 질서가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
하루하루 전쟁인 일상의 불안을 잠재워줄 믿음을 찾기 위한 것이죠.
그 믿음을 위해서 인간은 가장 열등한 생물이라고 칭해지는 존재만큼 저열하고, 비열하고, 어리석어질 수도 있지만, 정작 그 ‘위대한’ 믿음을 수호하려는 사람들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고요.
하지만 그들의 그토록 신봉하던 ‘과학’은
그 믿음과 노력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증명해 냅니다.
바로 이 책의 제목이 진짜 진실이라는 것을요.
우리가 당연히 믿어 의심치 않아 왔던 모든 것들이
코페르니쿠스 별과 같은 무용한 존재일지 모른다는 것을요.
하지만 별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혼란과 혼동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억지로 세상에 덧칠을 하고, 강제적인 우열과 질서를 부여하지 않는다면요.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본질적인 자유를 지금 이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경이로운 진실을 접하게 됩니다.
“넌 중요하지 않아.
........
그러니까 너 좋을 대로 살아.”
제가 그토록 쫓던 “꿈”이 그저 “가급적 미래에 되고 싶은 상태에 대한 상상”이고
“사랑”이란 단지 “다른 대상을 접하고 마음이 좋은 상태”일뿐이라면,
저는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잡을 수 없는 밤하늘의 별을 잡.........”을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저 저는 광활한 우주를 바라보며, 거기에 존재하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