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젊은이들이 정체 모를 지하 요새 탐험을 가면서 소설은 시작됩니다.
클로스드 서클을 표방한 작품인 만큼 당연히 요새는 깊은 산속 한복판에 위치하고요. 휴대폰은 연결되지 않습니다.
또한 당연히 즉흥적으로 요새 탐험을 결정하였기에, 그곳에 탐험을 갔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르고요.
이제 어떠한 천재지변 같은 것으로 요새가 매몰되기만 하면 딱 고립된 상황이 펼쳐지는 거죠.
여기서는 지진이었습니다.
“방주”라는 이름의 수상쩍은 요새.
지하 3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출구는 단 두 개. 그중 하나는 지진으로 매몰되어 출입이 불가능하며, 달랑 하나만 드나들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그 마저도 거대 바위로 막혀서 누군가 일행 중 한 사람이 혼자 남아 바위를 이동시켜야만 나머지 일행들의 탈출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추가로,
우연히 이들과 합류하게 된 3명의 이방인.
지진으로 인해 요새 어딘가로부터 새어드는 물.
이미 지하 3층은 물에 잠겨서 사용 불가한 상황이며, 빠른 속도로 지하 2층을 점령 중이라,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요새는 완전히 수몰될 위기입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이들은 지하 요새에 갇혀 수몰되거나, 아니면 끝까지 구조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거나,
아니면 높은 확률로, 바위를 이동시킬 희생양을 찾기 위해 서로 싸우느라 살육의 잔치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가 가뜩이나 위기인 와중에, 연쇄살인까지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 연쇄살인이 의외로 이들에게는 희망의 빛이 됩니다.
누구를 희생시켜서 탈출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터였는데,
“방주”가 물에 잠기기 전,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범인을 찾아내서 바위를 이동시킬 희생양으로 삼으면 되는 거니까요.
남아있는 사람들의 의심, 갈등, 불안 속에서 주인공과 그의 사촌은 사건을 추리하고 범인을 찾아 나섭니다.
매우 논리적이며, 어떠한 허점도 없는 추리.
그리고 밝혀진 범인.
문제는 이 범인이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자신을 희생시켜 바위를 이동시킬 것인가... 하는 점인데요.
과연 이 사태는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동기도 좋고, 트릭도 마음에 들고.... 범인이 밝혀진 후의 반전 부분도 기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대가 커서일까요.
개인적으로 그다지 인상에 남을 것 같지 않은 작품이네요.
이게 등장인물들 간의 캐미가 더 좋았다면 마음이 철렁하는 그 뭔가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전반적으로 인물들이 밋밋했습니다.
특히나 반전 부분이....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면 꽤나 충격적일 수도 있을 법 한데,
그냥저냥 하는 느낌으로 마무리되어서 아쉬웠습니다.
“방주”라는 제목도, 뭔가 더 심오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딱히 큰 의미는 없어 보이고요.
하지만 이것은 저의 개인적 의견이고,
기발한 반전과 트릭이 있는 정통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딱히 호불호 없이 재미있게 읽으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