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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나는 너를 그리고

AZI

by 상경논총

그린다는 행위에는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들어있다.

누군가를 그리려면 그리고 싶은 대상을 찬찬히 머릿속에 떠올려야 한다.

나를 보는 눈빛, 눈썹 모양과 코 모양, 웃으면 올라가는 입꼬리까지 하나하나 생각한다.

보고 있지 않아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렸던 자리 위에 또 그려서 닳아버린 도화지처럼

마음속에 그려서 새겨진 사람이 있다.


이 밤에도 나는 그리운 사람을 그리고

너무 많이 그려서 손에 익어버린 그림처럼

이미 익숙해진 모습으로 너는 거기에 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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