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 음식값을 내지 않고도 마음껏 세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 된다. 또한, 호텔 밖으로 나가 음식을 사 먹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기 때문에 무척 편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 음식이 맛이 없다면 그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
오늘은 내가 2박 3일동안 머물렀던 쿠바 바라데로의 '플라야 비스타 아줄'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의 뷔페를 리뷰해보려고 한다.
음식을 뺀 나머지 리뷰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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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야 비스타 아줄에는 큰 뷔페가 하나, 그리고 작은 레스토랑들이 4개 정도 있다. 뷔페 이용 시간은 다음과 같다.
조식 : 오전 7시부터 10시
중식 : 오후 12시 30분부터 3시
석식 :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뷔페의 드레스코드는 따로 없다. 사실 그도 그런게, 수영복을 입고 와도 괜찮을 정도로 사람들의 복장이 자유롭다. 이와 다르게 이탈리안 레스토랑, International Gourmet 식당은 드레스 코드가 elegant라고 쓰여 있다. 만약 이곳에 가고 싶다면 나름 격식 있는 옷이랑 신발 하나씩은 가지고 오는 것이 좋을 듯하다.
뷔페의 음식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크게는 고기, 샐러드, 파스타, 쿠바 음식, 피자, 생선, 과일, 디저트, 햄, 치즈 코너로 나뉜다. 이 구분은 어느 리조트나 비슷한 것 같다.
고기와 생선은 원하는 것을 고르면 직원분께서 철판에 바로 구워 주시는데, 생각보다 소고기는 맛이 있었다. 다만 닭과 돼지고기는 누린내가 나서 많이 먹지 못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 호텔 뷔페에서 랍스터를 비롯한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었다고 했는데, 경제 상황이 많이 안 좋아진 지금은 기본적인 양념이나 고기의 조리 상태도 딱히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샐러드와 과일, 특히 디저트는 다양하고 맛있었다. 다만 샐러드의 경우에는 드레싱이 없었다. 그래도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 조합으로 맛있게 먹었다.
치즈와 햄 코너도 있는데, 주로 안주로 많이 가져가셨다.
생선 코너도 있는데, 생선은 신선할지는 의문이라 많이 먹지는 않았다. 잘 구워서 한 입 정도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빵은 엄청 텁텁하다. 개인적으로는 불호!
쿠바 현지의 색을 담은 음식은 내 입맛에 그렇게 맞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담백했는데, 내 기준으로는 특이한 음식들이 많았다. 처음 보는 살사나 완전 푹 익힌 오징어, 알 수 없이 물컹한 식재료들이 많아서 보통은 파스타를 많이 먹었다. 내가 쿠바 음식에 대하여 조금 더 잘 안다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다음에 온다면 공부를 좀 더 해 와야지. 그래도 시도는 이것저것 많이 해 봤다.
파스타가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원하는 소스, 면, 그리고 토핑을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후라이팬에 넣고 볶아 내어준다. 소스는 볼로네제, 토마토, 그리고 크림소스가 있었고 맛도 괜찮았다. 다만 사람들이 다 여기로 몰려 5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어떤 분은 치즈를 따로 가져오셔서 넣어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이럴 경우에는 팁을 드린다. 나는 그냥 볼로네제에 토핑 잔뜩 추가해서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뿌리고 맛있게 먹었다. 이미 만들어진 파스타도 있는데 이건 차갑다.
식당은 매우 넓다. 자리에 앉으면 서버들이 와 어떤 음료를 마실 건지 물어봐주시는데, 여기는 콜라가 특이하고 되게 맛있다. 수입해와야 하는 코카콜라 대신 뚜꼴라라는 음료를 마시는데, 나는 코카콜라보다도 맛있었다. 서버가 매우 친절했다면 팁을 주는데, 올 인클루시브라 보통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드리지 못해 죄송했던 경우가 있었다.
폐쇄적인 쿠바의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각종 소스와 조미료를 다양하게 쓴 맛있는 음식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도 적어도 만족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는 뷔페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사실 처음 한두 끼 정도는 맛있게 먹었는데, 나중에는 메뉴도 같고 파스타랑 샐러드, 피자 정도만 먹으니 물리기도 했다. 만약 먹을 것에 예민하다, 싶다면 플라야 비스타 아줄 예약은 재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혹은 햇반이나 컵라면을 넉넉하게 가져오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가장 큰 뷔페 외에도 네 개의 작은 레스토랑이 있다고 했는데, 뷔페는 시간 맞춰 가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고, 레스토랑은 자리가 없으면 받아 주지 않는다. 문제는, 하루에 10-20불 더 내고 받는 프리미엄 투숙객들은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 있는 반면 나머지는 예약을 아예 못 한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투숙객들은 당연히 맛이 없는 뷔페보다는 나름 코스로 나오는 레스토랑을 선호할 것이고, 예약이 쫙 잡혀 있는 바람에 우리는 ‘올 인클루시브’인데도 레스토랑을 이용하지 못했다. 개점 시간에 맞추어 미리 가서 줄을 서면 될 수도 있겠지만, 주말에 방문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음식을 비슷한 뷔페 음식 밖에 먹지 못해 아쉬웠다.
나와 일행이 매긴 점수에 따르면, 플라야 비스타 아줄의 뷔페는 10점 만점에 4점 정도. 다른 전반적인 시설은 8-9점 정도!
지금은 멕시코 칸쿤에 있는데, 한 박에 30-50만 원은 훌쩍 넘는 가격을 생각하면 쿠바의 20만 원대의 올인클루시브는 엄청 저렴한 편이다. 굳이 음식에서 메리트를 찾지 않아도, 카리브해와 시설만으로도 나름 만족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앞으로 코로나로 침체된 경기가 활성화될수록, 음식의 질도 예전처럼 나아진다면 더욱 만족스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