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엔 쉼이 없었다.
40대 중후반. 사실 후반이란 말이 입 밖으로 잘 떨어지지가 않아 꼭 “중”자를 붙이게 된다.
아이가 없어도 마트나 대리점을 가도 아줌마, 어머니 소리를 듣는 나이.
아니 꼭 나이 문제가 아닐 수 있다.
20여년간의 찌든 직장생활로 널부러진 몸, 예외없이 샘솟는 식탐과 게으름이 한데 뭉쳐진 비주얼의 문제일 수도.
그렇게 쉼 없이 달리기만 했던 기나긴 직장생활 동안 온갖 희노애락을 맛봤고, 나는 약간은 힘이 빠진 희노애락의 수레바퀴를 한바퀴 더 도느냐 마느냐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슬슬 그 바퀴에서 한 발을 빼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어느날 천인우님의 인터뷰를 보았다.
사실 동기부여나 자기계발 관련된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류의 주제들을 따로 챙겨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거침없이 거르는 편이었다.
그날 출근 전에 우연히 유튜브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핱시(하트시그널)에서 봤던 허옇고 말끔한 천인우님의 얼굴이 보여서 클릭했던 게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
그 프로는 천인우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을 바탕으로 인터뷰를 한 내용이었고, 하트시그널에서 봤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고 내용에 깊이가 있어서 꽤 놀랐다.
Breaking Routine
이상하게도 이 말이 수십년간 강제노역의 굴레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한 노예의 의식 중심부를 가르듯 가슴에 확 꽂혔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심지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이 들 정도로 용기가 솟았다.
그래. 꼭 회사를 이렇게 어거지로 다녀야만 살아갈 수 있는건 아니잖아.
솔직히 다닐만큼 다녔고, 이제는 니 뜻대로 좀 하고 살아도 되지 않아?
순간 꾹꾹 눌려졌던 생각들이 하나둘 튀어올라 뇌를 탁탁 두드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보고싶지 않은 사람 안 볼 권리, 나에게 있다.”
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찰나였다.
이후로 나는 계속 고민에 휩싸였다.
출근해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했지만, 혼자 있는 시간엔 계속 사표를 내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생각이 멈추질 않았다.
★부산의 어느 빠와 길거리에서 마주친 간판, 꼭 나에게 하는 소리 같았다.
★사진 및 일러스트 : 직접 찍고 그림
#천인우 #브레이킹루틴